서비스 디자인 씽킹

서비스 디자인 씽킹(Service Design Thinking)은 서비스 디자인을 하나의 정의로 규정하기보다, 서비스를 대하는 사고방식을 다섯 가지 원칙으로 설명하려는 접근이다. Marc Stickdorn과 Jakob Schneider가 엮은 『This Is Service Design Thinking: Basics – Tools – Cases』가 제시한 이 5원칙은 User-Centered(사용자 중심), Co-creative(공동 창작), Sequencing(시퀀싱), Evidencing(증거화), Holistic(총체성)이다. 이재용은 이 책을 "서비스 디자인의 다양한 정의가 주는 모호함을 정리해 주는 필독서"로 평가하면서도, 원칙들의 제시 순서와 명칭이 다소 부자연스럽다고 느껴 자신만의 재해석을 시도했다.

재해석의 핵심은 Co-Creative를 'Service-worker(혹은 server) based'로 재명명한 것이다. 기존 방법론에서도 이해관계자(stakeholder) 참여는 늘 중요했지만, 서비스 디자인이 유독 이를 다시 강조하는 이유는 최종 결과물을 전달하는 주체가 다름 아닌 '사람들', 즉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는 서비스워커(server)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서비스 디자인 논의가 이 서비스 제공자의 목표·문화·건강·삶의 질에 대한 고민 없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이재용의 문제의식이다. 같은 맥락에서 User-Centered는 'Customer-centered'로 재명명된다. Alan Cooper가 마케팅 용어와의 혼동을 피하려 의도적으로 'user'를 고집했던 것과 달리, 서비스 디자인에서는 구매와 사용이 일치하는 관점에서 'customer'가 더 포괄적이라는 것이다.

이재용은 다섯 원칙을 기존 학문 계보와 대응시켜 하나의 표로 정리한다. Co-Creative(Service-worker based)는 Computer Science의 'Computer'에, User-Centered(Customer-centered)는 Human Factors의 'User'에, Sequencing은 HCI·UID의 'Interface Design'에, Holistic은 UX Design의 'Experience'에, Evidencing은 Service Design의 'Service'에 각각 대응한다. 이 대응 관계에서 그는 하나의 공식을 도출한다: 서비스 디자인에서 Evidencing이 빠지면 UX가 되고, UX에서 다시 Holistic이 빠지면 UI가 된다. 즉 서비스 디자인 → UX → UI는 각 단계에서 하나씩 원칙을 덜어내며 범위가 좁아지는 포함 관계로 설명된다.

이를 종합해 이재용은 자신의 서비스 디자인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서비스 제공자(service worker)와 서비스 고객(Customer)에 대한 연구와 관찰을 바탕으로 총체적 경험과 인간(Holistic)의 관점에서 시간상(Sequencing)으로 서비스를 구체화(Evidencing)하는 것." 책 후반부는 Product Design·Graphic Design·Interaction Design·Social Design·Strategic Management·Operations Management·Design Ethnography 등 다양한 분야 종사자들의 목소리와 서비스 디자인 도구를 다루지만, 각 도구 설명이 지나치게 짧고 사례(Applied Service Design) 파트는 UPMC-CMU 사례를 제외하면 실제로 무엇이 개선되었는지 알기 어려워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한다. 반면 서비스 디자인 연구의 과거와 미래를 다룬 소논문은 흥미로웠다고 언급한다.

핵심 내용

  • 5원칙(원서): User-Centered · Co-creative · Sequencing · Evidencing · Holistic
  • 이재용의 재해석: Co-Creative → Service-worker based, User-Centered → Customer-centered, 나머지 세 원칙(Sequencing·Evidencing·Holistic)은 명칭 유지
  • 학문 계보 대응: Service-worker based–Computer Science, Customer-centered–Human Factors, Sequencing–HCI/UID, Holistic–UX Design, Evidencing–Service Design
  • 핵심 공식: 서비스 디자인 − Evidencing = UX, UX − Holistic = UI
  • Evidencing은 서비스가 시각·촉각·청각·후각적으로 감지 가능한 구체물로 나타나야 '디자인'되었다고 할 수 있다는 원칙
  • 서비스 디자인은 정적인 사물(의자)이나 단일 화면 인터페이스보다 훨씬 다차원적인 시간(Sequencing) 축을 다룬다는 것이 인터페이스 디자인과의 근본 차이
  • 서비스 디자인의 핵심은 '시간(Sequencing)' — holistic·맥락적 관점이 더해지며 인터랙션 디자인보다 훨씬 긴 시간 축을 다룸
  • 시간 축 기반 대표 도구: 고객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서비스 청사진(Service Blueprint) — 고객과 제공자가 만나는 접점이 터치포인트(Touchpoint)

서비스 디자이너의 정체성 — Oxford Saïd 경영대학 사례

'서비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 논의와 별개로, '서비스 디자이너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옥스퍼드 대학 Saïd 경영대학원의 연구과제로 제작된 영상 'What do service designers do?'(Lucy Kimbell)는 서비스 혁신·디자인 컨설턴시 live|work(런던)와, 옥스퍼드 연구팀에서 파생돼 개인화된 의약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g-Nostics가 6일 동안 전형적인 컨설팅 회사의 작업을 재현하는 과정을 다룬다.

영상은 서비스 디자이너를 다른 직업과 구별하는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서비스 디자이너는 '사용자'나 '고객'이 아닌 '인간(human)'의 경험을 전체와 세부 양쪽에서 관찰한다. 둘째,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만지고 볼 수 있게(tangible) 만든다. 셋째, 서비스 개념(concept) 자체를 창조한다. 이는 위에서 다룬 이재용의 5원칙 재해석 중 Evidencing(구체화)·Holistic(총체성) 원칙과 맥이 닿으며, 이재용이 앞서 UX 디자이너의 정체성을 다룬 영상을 소개한 것(UX와 UI의 차이 참고)과 대비되는, 서비스 디자이너라는 직무 고유의 정체성을 조명한 사례다.

후속 독후감 — '시간'이 서비스 디자인의 핵심이라는 재확인

이재용은 4년 뒤(2016년) 『서비스 디자인: 실무에서 들춰보는 인사이트』(앤디 폴리인·라브란스 로이빌리·벤 리즌 지음)를 리뷰하며 이 책을 "서비스 디자인의 교과서"라 평했다. 이 책 역시 User-Centered · Co-creative · Sequencing · Evidencing · Holistic 다섯 요소를 서비스 디자인의 핵심으로 제시하는데, 앞서 『This Is Service Design Thinking』을 리뷰하며 이재용이 재정리했던 5원칙과 사실상 같은 틀이다. 다만 이번 리뷰에서는 다섯 요소 중에서도 '시간(Sequencing)'이 서비스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확신을 명확히 한다: 단순 배치를 시간 순으로 나열하면 인터랙션 디자인이 되지만, 서비스 디자인은 여기에 holistic·맥락적 관점이 더해져 훨씬 긴 시간 축을 다루게 되고, 이렇게 '시간상에서 흘러가 사라지는 것'을 다루기 때문에 서비스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Evidencing(명백하게 만들기)이 특히 까다로워진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서비스 디자인의 대표 도구들은 대부분 '시간 축'을 기본 골격으로 삼는다. 고객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서비스 청사진(Service Blueprint)이 대표적이며,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Agent)의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지점을 터치포인트(Touchpoint)라 부른다. 이재용은 서비스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단순히 잘 기능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어 서비스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 전망하며, 이 책이 이론·방법론·사례를 균형 있게 담아 입문자와 심화 학습자 모두에게 필독서라고 결론짓는다.

관련 개념

  • 사용자 여정 분석 — 고객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와 직접 연결되는 시간 축 기반 분석 기법
  • UX와 UI의 차이 — 같은 저자가 같은 해(2012)에 제시한 UI-UX 구분 논의, 이 글의 "서비스 디자인 − Evidencing = UX" 공식과 직접 연결. 유사한 형식으로 UX 디자이너의 정체성을 다룬 영상 소개 사례와도 대비됨
  • 디자인 사고 — IDEO의 Design Thinking과 대비되는 서비스 특화 사고 프레임워크
  • UX 5단계 요소 모델 — 가렛(Garrett)의 Strategy-Scope-Structure-Skeleton-Surface와 유사하게 계층적으로 UX를 분해하는 모델
  • 사용자 중심 디자인 — User-Centered 원칙과 UCD·HCD 논의의 연결점
  • 서비스 비즈니스의 원칙 — 서비스업 운영 관점에서 본 또 다른 서비스 디자인 개념 페이지
  • UI 근본 문제와 UX 핵심 4단계 — 같은 저자가 제시한 또 다른 UI/UX 자원 배분 프레임워크
  • 서비스 디자인 툴킷 — 5원칙 같은 이론적 프레임워크 대신 Method Card 등 실무 도구 형태로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사례
  • 디자인 컨설팅 프로세스 — Engine Group 설립자 Joe Heapy의 실무적 서비스 디자인 정의(Touchpoint→Organisation)와 KIDP 워크숍 사례가 담긴, 이 5원칙과 대비되는 실전 관점
  • 서비스디자인 컨퍼런스 2011 — 같은 저자(이재용)가 이 5원칙을 정교화하기 앞서 남긴, 국내에 서비스 디자인 개념이 막 소개되던 2011년 초기 수용기의 기록

출처

최종 업데이트: 2026-07-21 | 출처 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