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설치작가와 전시

현대 미술은 동시대 디자이너와 UX 실무자에게 조형적 감각과 사용자 경험에 관한 통찰을 제공하는 원천이다. pxd의 이 재용은 2013년 리움미술관의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개인전을 통해 "단순한 아이디어 경쟁이 아닌, 진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의 힘을 이야기한다.

2010년 별세한 프랑스 태생의 미국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를 추모하며 작성된 소개 글은, 리움미술관에서도 볼 수 있는 거대한 청동·스테인리스강·대리석 거미 조각상 '마망(Maman)'(1999)을 그녀의 대표작으로 꼽는다. '현대 페미니즘 정체성 미술의 어머니'로 불리는 부르주아는 70세가 넘은 나이인 1982년 뉴욕 MoMA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초현실주의에서 추상표현주의로 넘어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회화·조각·설치를 자유롭게 넘나든 작업 스펙트럼으로 주목받았다. "재료는 재료일 뿐이다.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과 아이디어"라는 그녀의 말처럼, 어린 시절 아버지의 외도가 남긴 트라우마와 가족 관계의 상처는 사랑·증오·상실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조형 언어로 전환하는 원천이 됐다. 테이트 모던은 2000년 유닐리버 시리즈의 첫 커미션으로 설치작 'I Do, I Undo, I Redo'와 '마망'을 선보였고, 2007년에는 여성성·섹슈얼리티·고립을 핵심 주제로 다룬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다.

2011년 3월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展'(~3.15) 관람 권유 글은 유기적 건축과 생태주의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화가·건축가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를 소개한다. 그는 스스로를 독일어 이름(hundert=백, wasser=물)을 한자로 옮긴 '百水(백수)'로 칭하며 도장까지 파서 쓸 만큼 물이라는 모티프에 집착했고, 직선을 반생태적인 것으로 여겨 곡선과 불규칙한 형태를 회화·건축 전반에 관철시킨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필자는 마감이 임박했다는 점, 입장료(성인 15,000원)가 저렴하지 않다는 점, 주말에는 관람 인파로 붐빈다는 점 등 실용적인 관람 정보와 함께 "디자인 언저리에 있는 사람은 반드시 봐야 할 전시"라는 짧고 강한 추천평을 남겼다.

아니쉬 카푸어는 영국-인도계 조각가로, 거대한 스케일과 비일상적 소재를 통해 관람자에게 몽롱하고 압도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그의 작품이 많은 현대 미술과 다른 점은 표면적 아이디어보다 작품을 직접 마주했을 때 드는 물리적·감각적 경험에 있다. 거울처럼 반사되는 스테인레스 스틸 조각은 관람자 자신과 주변 환경을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고, 벽에 새겨진 깊은 칼자국은 손으로 만든 물성의 '진짜'를 느끼게 한다.

대표작으로는 '현기증'(Vertigo, 2012)—거울 표면이 만들어내는 청량한 반사 경험—과 '큰 나무와 눈'(Tall Tree and the Eye, 2009)—수십 개의 구체가 만드는 시각적 리듬—이 있다. '도마의 치유'(The Healing of St. Thomas, 1989)는 작품 제목이 한국어로 중의적 해석을 유발하는 사례로 언급되며, 감상자의 배경 지식이 작품 해석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리움 전시에서 함께 관람 가능한 제프 쿤스(Jeff Koons)와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Félix González-Torres)는 각기 다른 현대 미술의 방향성을 대표한다. 제프 쿤스가 팝아트적 소비 문화와 아이러니를 무기로 삼는다면,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는 일상적 오브제(시계, 사탕 더미 등)를 통해 관계와 상실이라는 감정을 섬세하게 건드린다.

2013년 6월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에 있는 한솔 뮤지엄을 다녀온 관람기는, 미술관 전시실 안이 아니라 건축과 조경 자체를 감상 대상으로 삼은 사례다.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Ando Tadao)가 약 8년에 걸쳐 설계한 이 뮤지엄은 웰컴센터·본관(페이퍼갤러리·청조갤러리)·3개의 가든(플라워·워터·스톤가든)·제임스 터렐관으로 구성된다. 플라워가든은 패랭이꽃 들판 너머 산등성이와 하늘(시각), 꽃향기(후각), 가든의 잔잔한 음악(청각)이 함께 작동하는 다감각적 경험을 제공하고, 워터가든은 수변 위에 떠 있는 듯한 노출콘크리트 건물과 알렉산더 리버만의 조각 'Archway 1997'을 담아낸다. 앞선 아니쉬 카푸어評처럼, 이 관람기 역시 전체 공간을 한 번에 드러내지 않고 걸을 때마다 조금씩 드러내는 동선 설계가 넓은 부지에서도 보행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고 짚는다.

한솔뮤지엄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스톤가든 끝에 자리한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 개별 전시관이다. 지각심리학·수학·지질학·천문학과 인식론·시각 환영을 공부한 '빛의 마술사' 터렐의 작품 4점(Skyspace·Horizon·Ganzfeld·Wedgework)은 개별 관람이 아닌 도슨트 동행 미니 가이드투어로만 볼 수 있으며, 관람객이 스스로의 시지각을 의심하며 환영·착시와 뒤늦게 인식되는 실재하는 공간 사이를 오가는 체험을 제공한다. 이는 앞서 소개된 쿠사마 야요이의 'Infinity Mirrored Room'이나 '빛의 정원'展처럼, 관람객의 신체적 지각 자체를 작품의 재료로 삼는 체험형 설치미술의 계보에 속한다.

2012년 1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미디어아트 전문 기관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린 그룹전 '디지털 퍼니처(Digital Furniture)展'은 순수 조형보다 일상 속 디지털 기기 자체를 예술 언어로 다룬 전시다. '디지털 퍼니처'는 모바일 기기·PC·노트북·스마트 TV 등이 가구처럼 친숙해졌다는 뜻의 신조어로, 전시는 'tele+vision'·'디지로그'·'핑퐁(인터랙티브 아트)'·'나비 팟캐스트' 4개 파트로 구성돼 TV라는 익숙한 매체가 예술과 결합할 때 대중이 문화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에도 참여하게 되는 흐름을 짚었다. 윤지현·박제성·유대영·장지아·유지숙·김용호·김태윤·한계륜 등이 참여했으며, 특히 이이남은 전통 산수화를 55인치 스마트 TV 8대로 재현하고 QR코드를 통해 그림을 스마트폰으로 담아갈 수 있게 한 '디지털 8폭 병풍'을 선보여, 같은 해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에서 연 개인전 '보이지 않는 빛'과 함께 디스플레이·광학 기술을 조형 언어로 삼는 그의 작업 세계를 잇는다. 이 전시는 물리적 제약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디지털 매체의 특성이 현실에서 불가능한 상상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미래의 미술관'을 예고한다는 감상으로 마무리된다.

2013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세계팝업아트展'(2013.3.31~5.19)은 평면이 입체로 반전되는 감동을 주는 팝업아트(Pop-Up Art)를 조명한 전시로, 순수 예술로서의 팝업북부터 상업적 브랜드 협업, 인터랙티브 미디어와의 결합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전시는 '역사-기법-순수 예술-상업적 용도-작가별 전시-새로운 매체와의 결합'이라는 흐름으로 구성됐으며, 리뷰어는 디자이너 입장에서 팝업 스타일이 오래전부터 작업의 영감이자 표현 기법으로 접해온 대상이었다고 짚는다. 순수 예술 파트에서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작가 위 조르디 푸(Yu Jordy Fu)의 알루미늄 레이저 커팅 작품 'Cloud Chandelier', 유튜브로 유명해진 피터 다멘(Peter Dahmen)의 모듈화된 동적 팝업북, 한국 문화유산을 재해석한 박석의 작품, 팝업 아트 분야의 대표 인물인 로버트 사부다(Robert Sabuda)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팝업북이 소개됐다.

상업 파트에서는 에르메스·루이까또즈와 협업한 호주 작가 벤자 하니(Benja Harney), 설화수·원더걸스 앨범을 팝업 형식으로 디자인한 한국 최초의 팝업 디자이너 김수현의 사례가 브랜드 마케팅에 팝업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한 예로 제시됐다. 전시의 마지막 파트는 팝업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의 결합을 보여줬는데, 관람객이 지나가면 카드가 뒤집히며 운세를 알려주는 작품, 프로젝션 맵핑을 응용한 입체 팝업, 영상 디스플레이를 팝업 형식으로 구현한 작품 등이 순수 조형을 넘어선 팝업아트의 새로운 방향성을 시사했다.

2013년 3월 23일부터 4월 14일까지(연장전 4월 26일~5월 26일)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에서 열린 무료 전시 '여가의 새발견'展은 순수 미술이 아닌 디자이너·마케터·기획자들의 개인 수집 취미를 조명한 전시다. 캐릭터·장난감·베어브릭·인형·텀블러·코카콜라 굿즈 등 다양한 컬렉션이 소개됐으며, 이 재용은 무언가를 모으는 디자이너라면 매혹될 전시라고 평했다. 2층에서 열린 레고 전시는 '클리앙 레고당'과 '브릭마스터' 두 동호회의 합작으로, 레고 기차를 중심 주제로 삼아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경복궁을 재현한 작품에서는 광화문 옆 가로등 뒤에 미니피규어 남녀가 붙어 있는 장난스러운 디테일이 관람객(특히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는 관찰이 소개됐다. 세계팝업아트展 관람 이틀 전에 다녀온 이 전시는, 순수 예술 전시와는 다른 결의 '수집·컬렉션'이라는 개인적 취향과 여가 활동이 전시라는 형식으로 표출된 사례를 보여준다.

2013년 4~5월 신세계백화점 본점 갤러리에서 열린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개인전 '보이지 않는 빛(Invisible Light)'은 순수 조형보다 디스플레이·광학 기술 자체를 조형 언어로 삼은 전시 사례다. 조선대 조소과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예술학을 거친 이이남은 투명 디스플레이로 만든 타이프라이터·동양화 수족관 애니메이션, 서양 명화를 움직이는 그림으로 재구성해 55인치 LED TV에 담은 작품, 소형 휴대폰에서 분리한 디스플레이로 만든 소품, 프로젝터 기반 작품, 유리의 전반사를 활용한 상자, 편광 방식 입체 TV와 편광 돋보기를 결합해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그림이 돋보기를 통해서만 드러나게 만든 작품 등을 선보였다. 백화점 갤러리라는 상업 공간에서 무료로 열린 이 전시는 갤러리 한 층에 그치지 않고 건물 곳곳에 작품을 배치해 관람 동선 자체를 탐색 경험으로 확장한 점도 특징이다.

2013년 3~9월 신세계백화점 갤러리(본점을 시작으로 인천점·광주신세계·부산 센텀시티를 순회)에서 열린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 디디에 망코보니(Didier Mencoboni)의 국내 첫 개인전 'Playing with Colors'는 색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마치 아이들 놀이처럼 여러 형식으로 펼쳐 놓은 전시였다. 같은 색 실험이 드로잉이었다가 페인팅이었다가, 거울이었다가, 천장에 매단 플렉시글라스 모빌 오브제였다가 하는 식으로 형식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는데, 이 재용은 이런 실험적 태도가 실제 아이들이 하는 작업과 비슷해 아이들과 함께 볼 때 오히려 더 즐거운 전시였다고 평했다. 천장에 매단 것, 바닥에 쌓은 것, 풀로 붙인 것, 선반에 올려둔 것, 눈이 어지럽게 돌아가도록 그린 것까지 전시장 안 배치 방식도 다양했으며, 최근작인 '...Etc...' 시리즈나 거울 시리즈보다는 'Random Remake' 시리즈가 더 마음에 들었다는 개인적 감상도 남겼다. 무료입장이지만 아주 작은 공간에서 진행됐다는 점도 함께 소개됐다.

북 아트(book art)와 출판 디자인도 이 관람기 시리즈가 다루는 또 다른 전시 영역이다. 2013년 서촌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展은 매년 400권 넘는 아트북을 출판해온 독일 출판인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이 노벨문학상 수상자 귄터 그라스, 아날로그 사진가 다이아니타 싱, 팝아티스트 에드 루쉐, 현대사진의 거장 로버트 프랭크, 판화가 짐 다인 등과 함께 책을 만들어온 과정과 결과물을 조명했다. "책은 오감으로 보는 것"이라는 슈타이들의 지론대로, 표지 촉감을 살리려다 오히려 환불 요구를 받은 에드 루쉐의 《온더로드》 한정판 일화나 샤넬 등 상업 브랜드와의 협업에서 드러나는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집착처럼, 인쇄물이라는 매체의 물성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극대화한 사례들이 소개됐다. "아날로그 프린팅과 아날로그 책이 디지털 시대에서 살아남길 바란다"는 취지로 기획된 이 전시는, 아이패드 등 디지털 리더에 익숙해진 관람객에게 인쇄물 고유의 감각적 경험을 환기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13년 12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3 '마리스칼(Mariscal)展'은 스페인 디자이너 하비에르 마리스칼(Javier Mariscal)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이다. 2009년 영국 등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개인전을 현대카드 슈퍼시리즈가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바르셀로나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부터 의자·가구·인테리어·건축, 애니메이션 영화 <치코와 리타(Chico & Rita)> 감독까지 아우르는 마리스칼의 폭넓은 작업 세계를 조명했다. 이 재용은 특히 쿠바 아바나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음악 애니메이션 <치코와 리타>의 제작 과정 소개 파트가 인상적이었다고 전한다.

이 관람기는 전시 감상을 넘어 디자인과 사회 문화 성숙도에 관한 성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다른 관람기와 결이 다르다. 마리스칼이 디자인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스코트 '코비(Cobi)'는 힘을 뺀 단순한 형태인 반면, 1988년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는 당시 권위 있는 디자이너들이 참여했음에도 훨씬 더 힘이 들어간 디자인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 재용은 이 차이가 단순한 4년의 시간차가 아니라 두 사회가 축적한 문화·소득 수준의 차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비슷한 사례로 바르셀로나 올림픽 엠블럼(마리스칼의 작품은 아니며 Josep M. Trias의 디자인, 서울올림픽 엠블럼은 양승춘의 1987년作)이 당시 한국 사회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을 만큼 파격적이었다는 점도 짚는다. 다만 이런 차이를 개인 디자이너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그 디자이너가 속한 사회 전반의 권위·경직성 문제로 봐야 한다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결론적으로 사회가 권위에서 벗어나고 소득·문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힘을 뺀 디자인, 대중이 소비해주는 디자인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이 관람기의 메시지다.

2013년 12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특별전시관에서 열린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전시 '빛의 정원(Garden of Light)'은 순수 조형보다 입체 카메라(Depth Camera)와 프로젝터를 결합한 체감형 기술 전시로, 일본에서 70만 명이 관람했다는 흥행작이다. 검은 그림자 대신 색깔 있는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연출, 관람객의 움직임과 시차를 두고 어긋나게 반응하는 거울 등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개입하는 참여형 작품이 중심이며, 이 재용은 그중 색색의 구슬을 낮은 각도에서 올려다볼 때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빛깔과 그림자를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 꼽았다. 이런 제스처 인식 기반 증강현실과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은 순수 예술 감상을 넘어 응용 아이디어의 영감으로도 소개됐으며, 앞서 다룬 이이남·디지털 퍼니처展처럼 디스플레이·광학 기술 자체를 조형 언어로 삼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계보에 속한다.

2012년 2월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라샤펠(David LaChapelle)의 한국 특별전 'David LaChapelle In Seoul'은 pxd GUX Design Center 팀이 관람한 사진 전시 사례다. 1963년 미국 코네티컷에서 태어난 라샤펠은 고교 졸업 전 앤디 워홀을 찾아가 사진을 보여준 것을 계기로 '인터뷰 매거진'에 사진을 게재하며 데뷔했고, 이후 마이클 잭슨·마돈나·레이디 가가·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유명인사의 초상 사진과 보그·베니티페어·GQ·롤링스톤 등 매체 작업으로 아메리카 포토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사진계에서 가장 중요한 10인'에 오른 작가다. 전시장 입구에는 "여러분이 제 작품을 보시며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하시거나, 공감, 그리고 아름다움 등을 느끼실 수 있다면 여러분과 저는 이미 내적인 교감을 하신 것"이라는 작가의 인사말이 걸려 있었고, 사진 촬영이 금지된 전시장 내부 대신 관람 후기는 외부 이미지로 대체됐다. 필자는 라샤펠의 대표작 '대홍수(The Deluge)'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수많은 스탭·배우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담긴—을 통해 한 작품에 들어가는 노력을 다시 느꼈다고 전했고, 화려한 유명인의 몰락을 지켜보고 싶어 하는 관람객의 '비뚤어진 욕망'과 가질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물질적 욕망을 자신에게 되비추는 성찰의 시간이었다는 감상을 남겼다. 라샤펠 스스로는 자신의 작업을 즉흥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Visual jam session'이라 표현했지만, 필자에게는 오히려 다시 듣고 싶은 음악처럼 다가왔다는 소감으로 관람기를 마무리했다.

사진 전시 역시 비슷한 관람 경험과 통찰을 준다. 2013~2014년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의 개인전 '청춘, 그 찬란한 기록'은 미국 전역을 돌며 자유로운 청춘의 순간을 담은 〈Road Trips〉 시리즈,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담은 〈Animal〉 시리즈, 그가 연출한 아이슬랜드 밴드 시규어 로스(Sigur Ros)의 뮤직비디오와 콘서트 사진을 층별로 구성해 전시했다. 맥긴리는 계획된 연출보다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하는 것을 지향한 작가로, 디지털 사진의 필터 기술이 발전해도 필름 사진 특유의 질감은 아직 따라잡지 못한다는 감상을 남긴 관람평도 소개됐다.

이 전시는 순수한 사진 감상을 넘어 매체 간 결합으로 경험을 확장한 사례이기도 하다. 전시 관람 동선의 계단에 유희경 시인의 시를 함께 배치해, 사진을 보기 전 관람객이 지나간 청춘을 돌아보는 정서적 준비 단계를 만들었다. 동시대에 열린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의 〈PHOTOGRAPHY〉전(낸 골딘, 테리 리처드슨, 스티븐 쇼어, 윌리엄 이글스턴 등 당대 영향력 있는 포토그래퍼 5인을 조명)과 비교하면, 하나의 사진 장르에 대해 서로 다른 두 기관이 동시기에 전시를 기획한 흐름도 볼 수 있다.

2014년 1월, 리움미술관의 히로시 스기모토(Hiroshi Sugimoto) 개인전 '사유하는 사진전'(2013.12.5~2014.3.23)과 신세계백화점 본관의 이정진 개인전 'THING'(2014.1.15~2.16)이 비슷한 시기에 열리며 사진 매체를 대하는 상반된 접근을 보여줬다. 이 재용은 현대 사진의 거장으로 꼽히는 스기모토보다 오히려 이정진 전시가 더 흥미로웠다고 평하는데, 스기모토의 번개·초상 시리즈는 인상적이지 않았던 반면 세계 곳곳의 바다를 장시간 노출로 촬영한 '바다' 시리즈는 촬영 장소와 시간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흐려진 이미지가 오히려 근원적인 '바다' 자체로 승화되며, 사진을 '찰나의 예술'로 보는 통념을 뒤집는 경험을 줬다고 평가한다. 이정진은 이와 대조적으로 일반 인화지 대신 한지에 감광액을 발라 필름을 노출시키는 독자적 기법으로 사진을 제작했다. 촬영부터 배경과 그림자를 지우는 후반 작업까지 오직 대상 '물건' 자체에 집중했고, 작품 제목에도 구체적 명사 대신 'THING'과 숫자만 나열해 언어에 결부된 고정관념을 배제했다. 거무스름한 사물 하나만 한지의 여백 위에 남기는 이 방식은 동양 수묵화가 현대 사진으로 진화한 듯한 독특한 느낌을 준다는 감상이 소개됐다.

2014년 8월부터 12월까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개관 10주년 기념전 '교감(Beyond and Between)'은 개관 후 최초로 상설전시관 전체를 하나의 주제로 묶은 전관 전시다. 고미술 상설전시실(M1)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나란히 배치해 시간을 초월한 교감을 시도한 '시대교감', 현대미술 상설전시실(M2)은 동서양 예술의 교감을 다룬 '동서교감', 기획전시실은 관람객과의 소통·참여를 극대화하는 '관객교감'을 주제로 삼아 소장품 재배치 이상의 리큐레이션을 보여줬다. 이 재용은 기존 상설전에서 오래 자리를 지키던 김환기·박수근·제프 쿤스·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대표작이 창고로 들어가고 그 자리에 최정화의 '연금술', 올라퍼 엘리아슨의 '중력의 계단' 같은 새 작품이 들어선 배치 변화를 짚으며, 오래 다닌 관람객이라면 달라진 지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고 안내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나와 고헤이의 '픽셀-중첩된 사슴 #6', 신발을 벗고 밟아볼 수 있는 에르네스토 네토의 섬유 설치작 '심비오테스튜브타임', 문경원·전준호의 영화 작품 'q0' 등 관람객의 직접 참여와 촉각 경험을 유도하는 작품이 소개됐다. 국보급 24점·보물급 34점을 포함한 고미술 소장품(겸재 정선 '금강전도', 단원 김홍도 '군선도' 등)과 데미안 허스트·게르하르트 리히터·로니 혼 등 현대미술 소장품이 나란히 전시됐고, 아주 가끔씩만 움직이는 최우람의 키네틱 조각 '이마고'도 소개됐다. 삼성전자의 고화질 디스플레이 기술을 접목해 8천만 화소로 촬영한 원본을 6배 확대·360도 회전해 볼 수 있게 한 디지털 인터랙티브 시스템(DID)은 레드닷 수상 사실을 자랑했지만, 이 재용은 실제로는 협력업체(탱고마이크)가 존재함에도 리움이 모든 성과를 독자적으로 이룬 것처럼 서술한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2013년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전시관에서 열린 목수 김진송(목수 김씨)의 개인전 '상상의 웜홀 –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1.27)는 목각 인형과 톱니바퀴 장치를 결합한 키네틱 목공예 전시 사례다. 이 재용은 나무로 만든 인형이 주는 따뜻함에 작가의 상상력과 톱니바퀴로 작동하는 움직임이 더해질 때 관람의 즐거움이 배가된다고 평했다. 전시작 다수는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라는 작가의 소개대로, 손잡이를 돌리면 인물이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책의 바다에 빠져들다'(2010)처럼 단순한 이야기를 톱니바퀴·실·철사 등 정교한 기계 장치로 구현해 별도 설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되도록 만들어졌으며, 이 덕분에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흥미로운 전시였다. 다만 실제로 손잡이를 돌려 작동시켜 볼 수 있는 작품은 단 하나뿐이라 움직임을 보려면 도슨트나 안내원에게 따로 부탁해야 했고, 안쪽 영상물 중 부부싸움 끝 살인을 다룬 작품 하나는 아이와 함께 볼 때 유의해야 한다는 관람 팁도 함께 소개됐다. 뒤에서 다룰 에른스트 감펠 展과 마찬가지로, 이 전시 역시 재료(나무)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손끝의 정교한 기술이 서사적 감동으로 이어지는 공예 전시 사례다.

2014년 9월 2일부터 10월 13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본점 12층 갤러리에서 열린 목공예가 에른스트 감펠(Ernst Gampl)의 개인전 '치유의 미학'은 순수 조형이 아닌 공예(목공예) 전시가 관람기 시리즈에 포함된 사례다. 이 재용은 "나무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절대 나무를 베지 않고, 폭풍이나 천둥으로 쓰러진 나무만 모아 정성 들여 다듬어 작품을 만든다"는 감펠의 작업 원칙과 서사 자체가 '아주 완벽하게 잘 만들어진 이야기'로 느껴질 만큼 매력적이라 짚으면서도, 그 스토리에 값하는 조형미—전체 윤곽을 만드는 선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각 면을 마무리한 디테일의 섬세함—를 함께 평가한다. 17세부터 독학으로 목공을 시작해 정규 미술 교육 없이도 전 세계 각지에서 초청받는 감펠의 이력과, 전시장에서 함께 제공된 작업 과정 영상은 완성작 감상을 작가의 재료 윤리·제작 태도에 대한 이해로 확장시킨다.

2014년 2월 관람한 <사이언스쇼 더 바디>(Science Show the Body) 전시회 후기는 순수 미술이 아닌 과학 콘텐츠를 몰입형 기술로 풀어낸 전시 사례를 다룬다. 필자는 뇌·신경조직·호르몬 등 인체 생리 구조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생리심리학에 대한 개인적 관심을 계기로 전시를 찾았으며, 몸 전체에서 세포 단위까지 큰 구조에서 작은 구조로 내려가는 전시 동선이 어려운 내용도 무리 없이 이해하게 돕는다고 평가했다. 각 전시관은 3D 영상·가상현실·홀로그램 등의 기술로 인체의 주요 장기와 골격계를 시각화했고, 어두운 공간 연출과 챕터별로 다른 컨셉이 지루함 없는 몰입 경험을 만들었다고 짚었다. 다만 내용 난이도가 있어 정각마다 진행되는 도슨트 설명을 함께 듣기를 권했고, 사전 지식 유무에 따라 같은 전시라도 인터랙션·기술 자체에 눈여겨볼지 콘텐츠 이해에 집중할지 관람 포인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감상을 남겼다.

2014년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아티스트 그룹 트로이카(Troika)의 개인전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Persistent Illusions)'은 사진·엔지니어링·그래픽 디자인 등 다학제적 배경을 가진 세 작가(코니 프리어, 세바스찬 노엘, 에바 루키)가 공학 기술을 예술적 몰입 경험으로 전환한 사례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 설치돼 화제를 모은 'Cloud'와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한 'Falling Light'(빛이 비처럼 쏟아지는 설치작품)가 국내 최초로 공개됐고, 'Persistent Illusions'는 물이 아니라 와이어로 만든 분수 형태의 작품으로 관람객이 실재라 믿게 되는 착시적 경험을 준다. 전자파 마이크로 형광등·노트북 등 기기의 숨은 소음을 들려주는 'Electroprobe', 빛으로 만든 기둥 사이를 걸으며 실재하는 건축물처럼 느끼게 하는 'Arcades' 등, 트로이카의 작품은 아이디어의 참신함보다 공학적 구현이 만드는 물리적 몰입감으로 관람자에게 강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감상이 소개됐다.

2012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팀 버튼(Tim Burton) 전시 관람기(2012)는 순수 미술 설치가 아닌 영화감독의 회고전이 어떻게 관람 경험을 확장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이 전시는 현대카드 Culture Project의 9번째 행사로 뉴욕 MOMA와 서울시립미술관, 현대카드가 공동 주최했으며, 2009년 MOMA에서 시작해 멜버른·토론토·로스앤젤레스·파리를 거쳐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서울을 순회지로 택해 막을 내리는 전시였다. 약 860점에 달하는 전시물은 영화 스크린으로만 접하던 작가의 세계를 드로잉·스토리보드·영화 소품·스톱모션 인형은 물론 대학교 시절 스케치북과 티슈 조각에 그린 낙서까지 확장해 보여줬는데, 관람평은 오히려 스크린에서 볼 수 없는 연습용 애니메이션·단편 영화·초기 작품·뮤직비디오가 더 흥미로웠다고 짚는다. 전시는 연대기 순으로 구성되고 중간중간 상영관을 배치해 어렸을 적부터 동화와 괴물 영화의 영향을 받은 팀 버튼 특유의 색깔과 스타일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2016년 2월 관람한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1999) 展(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9, 서울시립미술관, 2015.11.29~2016.03.13)은 팀 버튼展에 이어 같은 장소·같은 시리즈에서 열린 또 다른 영화감독 회고전 리뷰다. 이 재용은 큐브릭의 대표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를 사전 지식 없이 관람했을 때 세간의 극찬과 달리 기대만큼 몰입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밝히면서도, 시대적 맥락을 감안하면 SF 영화사에 새 기원을 연 대단한 작품임은 인정했다. 반대로 큐브릭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셧'(1999)은 극장에서 관람하며 영화가 줄 수 있는 긴장감을 만끽한 작품으로 대비시켜, 같은 감독의 작품도 관람 시점·매체·사전 지식에 따라 감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시는 큐브릭의 초기 사진작가 시절 작품부터 영화별 소품·편지·스틸컷까지로 구성돼, 팀 버튼展과 마찬가지로 스크린 밖 자료로 감독의 작업 세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줬다. 이 글은 작품 감상평 못지않게 관람 팁(인터파크 예매 시 우선관람 가능, 현대카드 슈퍼시리즈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대기 인원 확인 가능하나 특정 브라우저에서만 지원)을 구체적으로 안내해, 전시 감상 경험이 콘텐츠 자체뿐 아니라 예매·대기 같은 관람 프로세스에서도 좌우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2014년 5~6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의 개인전 'A Dream I Dreamed'는 관람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는 사례로 소개됐다. 표를 사고 입장하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리고 대표작 하나를 보려면 다시 줄을 서야 할 만큼 인파가 몰렸지만 "그래도 꼭 가봐야 할 전시"라는 감상이 남았다. 쿠사마는 어린 시절부터 겪은 환각 증상—캔버스를 그리다 붓이 무의식적으로 식탁과 바닥, 자신의 몸까지 점과 망으로 뒤덮는 경험—을 계기로 회화에서 조각·퍼포먼스로 작업 방향을 전환했으며, 48세 이후 도쿄의 정신병원에 입원한 채 길 건너 작업실에서 작업을 이어온 작가다. 전시는 거울을 어두운 공간 양면에 배치해 무한히 반사되는 시각 경험을 만드는 'Infinity Mirrored Room' 연작(끝없이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착시, 좌우로 무한히 펼쳐지는 구성)과, 형광 물방울 스티커로 뒤덮은 'I'm Here, But Nothing', 은색 구체를 늘어놓은 'Narcissus Garden' 등으로 구성됐다. 다른 현대 미술 작품에서 흔히 느껴지는 형식 실험의 장난기 대신, 선입관 없이 보아도 이상하리만치 진지한 몰입감이 쿠사마 작품 전반에 흐른다는 평이 소개됐다.

2014년 5월부터 8월까지 압구정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무료 전시 '이탈리아 젊은 작가전 We Have Never Been Modern'은 사내 그림그리기 동아리 '화동'이 소풍을 겸해 다녀온 관람기다. 송은 아트스페이스가 2012년부터 매해 한 국가와 연계해 진행해온 국가 프로젝트 'Italy in SongEun'의 세 번째(스위스·프랑스에 이어) 전시로, 1965년부터 1980년대 중반 출생의 이탈리아 신진 작가 22명이 참여했다. 전시 제목은 프랑스 인류학자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가 '모더니티(Modernity)'를 고찰한 동명 에세이에서 차용했는데, 서구 사회가 획일화된 진보의 틀을 다른 문화권에 강요해 온 것에 대한 비평적 의문을 담고 있다. 전시는 5개 섹션으로 나뉘어 건축·미디어·문학·철학·인류학 등 시각 미술과 만나는 다양한 접점을 통해 이탈리아 미술계의 지형도를 조명했다.

관람기는 도슨트 해설을 바탕으로 개별 작품을 소개한다. 에토레 파비니(Ettore Favini)의 〈칸트라(Cantra)〉(2011-2013)는 부모님이 베어낸 나무 몸통에 색색의 실패를 매달아, "씨실만 있는 인생 같다"는 작가의 말처럼 삶의 유한함을 직조 도구에 빗댔다. 프란체스코 아레나(Francesco Arena)의 〈3,24 평방미터〉(2004)는 1978년 붉은 여단에게 납치된 이탈리아 정치인 알도 모로(Aldo Moro)가 감금됐던 장소를 실물 크기로 재현해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게 했다. 모이라 리치(Moira Ricci)의 〈53.12.20-04.08.10〉(2004-2014)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은 작가가 당시 옷차림과 자세를 재현해 옛 사진 속 자신을 합성한 50점 연작으로, 상실을 그리움으로 승화시킨 작업이다. 이 밖에 알베르토 타디엘로(Alberto Tadiello)의 공기 압축 설치 〈25L〉(2010),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1957년 이탈리아어판)를 물리적으로 두 동강 낸 줄리아 피시텔리(Giulia Piscitelli)의 동명 작품(2013), 여섯 대의 슬라이드 프로젝터가 중첩 영상을 만드는 〈황금빛, 갈색과 파란색〉(2013, 메리스 안졸레티)이 소개됐다.

2015년 8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국내 최초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회고전 '모딜리아니 – 몽파르나스의 전설'은 전세계 40여 공공 미술관과 개인 소장 진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모딜리아니는 마흔이 채 안 된 나이에 뇌수막염으로 요절해 남긴 유화 작품이 400점이 되지 않을 만큼 희귀하며, 세계 어느 미술관을 가더라도 한 번에 3점 이상을 보기 어려운 작가다. 이 재용은 대중에게 익숙한 '긴 얼굴의 슬픈 여인 초상'이나 '삐딱하게 누운 누드' 같은 전형적 이미지 대신, 작가의 삶을 채운 다양한 주변 인물과 그림이 함께 전시돼 편견을 깨는 경험을 줬다고 평했다. 2010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6,890만 달러에 낙찰돼 모딜리아니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침대의자에 앉아 있는 누드'(1917)는 전시에 실물이 없었지만,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한 습작들이 함께 소개돼 완성작 이면의 제작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2015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콜롬비아 작가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전시는 '해석 프레임'이 감상 경험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보테로의 작품은 유독 뚱뚱한 인물로 유명하지만, 작가 스스로는 "뚱뚱한 여성을 그린 것이 아니라 볼륨(양감)을 그렸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을 듣고 나면 정물화의 과일, 풍경화의 나무까지 모두 볼륨감 있게 보이는 인지적 전환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날씬함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강한 한국 관람 맥락에서는 뚱뚱함-날씬함이라는 가치 판단을 걷어내고 '볼륨'이라는 조형적 관점으로 재해석할 때 비로소 작품의 유쾌함이 온전히 전달된다는 감상이 소개됐다.

2015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 건축 예찬 – 땅의 깨달음'展은 순수 미술이 아닌 건축을 사진이라는 매체로 조명한 전시 사례다. 리움이 개관 이후 처음 연 한국건축전으로, 주명덕·배병우·구본창·김재경·서헌강·김도균 등 사진작가 6인이 사찰·궁궐·민가를 기록한 건축사진과 소장 유물을 함께 선보였다. 전시는 해인사·불국사·통도사·선암사와 종묘를 다룬 '침묵과 장엄의 세계', 창덕궁·경복궁·수원화성 등을 다룬 '터의 경영, 질서의 건축', 경주 양동마을·도산서원·소쇄원 등 민가를 다룬 '삶과 어울림의 공간' 3부로 구성됐다. 이 재용은 익숙한 공간과 소리, 전시에 곁들여진 건축가들의 글귀에서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고 전하며, 창덕궁의 미감을 '불루불치(不陋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음)'로 설명한 건축가 김원의 말과 "한국인은 대지와 건축을 별개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축가 구마 겐고(Kuma Kengo)의 말을 인상적인 구절로 꼽았다. 이는 앞선 스기모토·이정진 사진전처럼 사진이라는 매체가 대상을 어떻게 재해석하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이자, 관람 경험이 시각 요소뿐 아니라 익숙함이라는 정서적 반응에서도 비롯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15년 12월 한남동에 개관한 디뮤지엄의 개관전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9 Lights in 9 Rooms, Spatial Illumination, 2015.12.05~2016.05.08)은 9명의 작가가 각각 다른 방에서 빛 예술(Light Art) 작품을 선보이는 그룹전이다. 베네수엘라 출신 작가 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Carlos Cruz-Diez)의 'Chromosaturation'은 흰 방을 RGB 조명으로 채워 관람객이 그 안을 걸어 다니며 색채 경험을 체험하게 한 작품으로, '빛의 환영을 마주하다'라는 부제가 붙었다. 네덜란드 작가 데니스 패런(Dennis Parren)의 'CMYK LAMP'(금속 조형물에 LED를 설치해 그림자 효과를 낸 작품)와 'Don't look into the light'(RGB 세 광원으로 색깔 있는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작품)는 '빛의 그림자를 그리다'라는 부제로, 그림자는 검은색이라는 통념을 깨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런 그룹형 주제전은 하나의 소재(빛)를 여러 작가의 서로 다른 접근으로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에게 다층적 감상 경험을 준다는 점에서, 앞선 팀 버튼展·쿠사마 야요이展 같은 개인전과는 다른 큐레이션 전략을 취한다.

2016년 2월부터 8월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Color Your Life 색, 다른 공간 이야기'展은 하나의 감각적 소재(색)를 재료별로 확장하는 3단계 구성을 취한 사례다. 여섯 명의 사진 작가가 담아낸 일상 속 색을 팬톤 컬러로 매핑해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해, 색이 유리·패브릭·가죽·금속 등 서로 다른 물성의 재료와 만나 발현되는 텍스처 경험으로 이어지고, 컨템포러리 가구 디자이너들이 2016년 컬러 트렌드를 거장의 마스터피스 가구에 적용한 공간 체험으로 마무리됐다. 여러 색의 의자를 한자리에 모아 도슨트 설명과 함께 감상하게 한 섹션은 유명 디자이너 의자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며 조형과 서사를 함께 전달했고, 일상적이고 지루한 대상을 재해석해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태도를 보여준 작가 베단 로라 우드(Bethan Laura Wood)의 작업이 관람평에서 인상적인 사례로 꼽혔다. 이런 재료·공간 체험 확장 구성은 앞선 디뮤지엄 '아홉 개의 빛' 그룹전처럼 하나의 감각적 소재를 여러 작가·재료·공간으로 풀어내는 큐레이션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열린 'Inside Heatherwick Studio - New British Inventors'展은 순수 미술이 아닌 디자인 스튜디오의 작업 세계를 조명한 사례다. 영국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이끄는 헤더윅 스튜디오는 약 180명의 디자이너가 가구·제품에서 건축·도시 설계까지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곳으로, 전시 부제 "New British Inventors"처럼 스스로를 디자이너보다 '발명하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이 재용은 전시가 제시한 '생각하기, 만들기, 그리고 이야기하기(Thinking, Making and Storytelling)'라는 작업 철학에 주목했는데,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각 프로젝트의 변수와 근거에 비평적 질문을 던지고 재분석을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특정 분야에 얽매이지 않는 프로젝트의 본질만 남기는 방식이다. 대표작으로는 런던의 상징인 2층 버스 재디자인, 지하 열교환 시설을 지상 공간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미적으로 승화시킨 런던 파터노스터 광장의 환풍구('Paternoster Vents'), 벌집을 연상시키는 조각적 외관과 타원형 교실을 갖춘 싱가포르 난양공대 러닝허브 등이 소개됐다. 이 전시는 앞선 '한국 건축 예찬'展처럼 순수 예술이 아닌 응용·산업 분야(이번엔 제품·건축 디자인)를 감상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관람기 시리즈가 다루는 영역이 점차 디자인 실무와 가까운 사례로도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2016년 7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회고전 '백남준쇼'는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로 불리는 한국 태생의 미국 미술가·작곡가·전위예술가 백남준(白南準, Nam June Paik, 1932~2006)의 10주기를 기념해 그의 생일 다음 날 개관했다. 이재용은 생활 속에서 스치듯 지나칠 때는 별 감흥을 주지 않는 백남준의 작품도, 이런 전시를 통해 다시 마주하면 그가 살았던 시대적 맥락에서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감탄 외에는 할 것이 없다고 평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로는 세로 10미터·가로 6미터에 달하는 대형 설치작 '거북이'가 꼽혔는데, 거북이 등에 투영되는 영상과 이를 둘러싼 프로젝션이 호쾌하게 호응하며 인간이 태어나 꿈꾸는 이상을 상징한다는 해석과 함께, 한 편의 완결된 쇼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는 감상을 남겼다.

2016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영국 사진작가 닉 나이트(Nick Knight)의 개인전 'Nick Knight: Image'는 사진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1세대 작가의 작업 세계를 조명했다. 이재용은 초기작인 '스킨헤드' 시리즈는 크게 흥미롭지 않았지만, 전통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관점으로 초상·패션·사물을 찍은 중후반기 작업은 여전히 시각적으로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당시엔 선구적이었던 기법이나 관점도 시간이 지나면 진부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짚으며, 오래된 작품을 감상할 때는 발표 당시의 맥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감상을 남겼다.

2018년 3월 31일부터 4월 29일까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반클리프 아펠이 들려주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L'Arche de Noé racontée par Van Cleef & Arpels)'는 순수 미술이 아닌 상업 브랜드가 예술적 무대 연출로 제품을 전시한 사례다. 1896년 파리에서 설립된 하이주얼리 메종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은 미학적·감각적 무대 연출로 유명한 미국 무대 예술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에게 전시 공간 디자인을 의뢰해,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41쌍의 보석 동물(원숭이·백조·말·새 등)을 거대하고 현대적인 방주 구조물 안에 전시했다(원래 미국 전시에서는 60쌍이었다고 한다). 이 재용은 작품 한 점이 2~6억 원에 달한다는 가격에 놀라움을 표하면서도, 평소 보석에 관심이 없던 자신조차 이 전시가 상업 제품을 예술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점에 감탄했다고 전한다.

전시 공간은 방주에 들어가는 느낌을 주기 위해 입구 높이를 낮췄고, 내부에서는 LED로 마감된 벽면 속 작은 동물들을 통해 방주 바깥 물 위의 상황을 묘사했다.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Arvo Pärt)의 잔잔한 곡 'Spiegel im Spiegel'이 이 시각 연출과 어우러지며, 간헐적으로 천둥·번개 효과와 함께 조명이 꺼지면 관람객과 동물 조각 사이의 교감이 극대화되는 연출이었다. 이 재용은 '메종(maison)'이 단순한 브랜드 명칭이 아니라 프랑스어로 '집·가문'을 뜻하며 오랜 전통을 강조하기 위해 쓰이는 표현이고, '하이 주얼리(High jewelry)'는 대량생산이 아닌 뛰어난 장인이 희귀 보석을 재료로 하나하나 수공예로 만든 장식품을 가리킨다고 짚으며, 낯선 명품 업계 용어를 스스로 찾아보고 정리하는 과정을 함께 소개했다.

2018년 5~10월 디뮤지엄에서 열린 그룹전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는 사진·영상·사운드·설치 작품을 통해 날씨라는 하나의 소재를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전시로, 이 재용은 "야외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날씨와 논리적으로 연결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제 설정에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 논리적 무리함을 잊게 할 만큼 개별 작품의 완성도가 좋았다고 평한다. 러시아 사진작가 예브게니아 아부게바(Evgenia Arbugaeva)의 극지방 사진은 실제 빛이 만들어내는 순간적 이미지를 담아 사진인지 회화인지 모를 질감으로 동화적 상상을 자아내며, 전시 메인 포스터에 쓰인 체코슬로바키아 출신 마리아 스바르보바(Maria Svarbova)의 사진은 옛 사회주의 시절의 정서를 절제된 색상과 동작으로 담아낸다. 이 사례는 '빛'(디뮤지엄 개관전)에 이어 '날씨'라는 감각적 소재를 그룹전 형식으로 풀어내는 동일 공간의 큐레이션 연속성을 보여준다.

핵심 내용

  • 훈데르트바서: 직선을 반생태적인 것으로 보고 곡선·유기적 형태를 추구한 오스트리아 화가·건축가, 자신을 '百水(백수)'로 자칭
  • 루이스 부르주아의 감정 조형화: "재료는 재료일 뿐,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과 아이디어" — 개인적 트라우마를 거대한 조각으로 전환하는 접근
  • 거대 조각의 국제적 순회: '마망(Maman)'처럼 하나의 대표작이 테이트 모던·리움미술관 등 여러 미술관을 오가며 지역별 관람 경험을 만든다
  • 물성과 규모: 설치 미술의 감동은 디지털 시뮬레이션이 아닌 직접 만든 오브제의 물리적 실재감에서 온다
  • 반사와 자기 인식: 거울 소재 조각은 관람자 자신을 작품의 일부로 만들어 몰입 경험을 높인다
  • 감상자의 해석 배경: 동일한 작품도 감상자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도마의 치유 사례)
  • 야외 설치 경험: 빛과 하늘, 계절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환경 의존적 경험 설계
  • 작가의 진정성: 아이디어만이 아니라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오래 기억되는 작품을 만든다
  • 건축과 조경 자체가 전시물: 한솔뮤지엄처럼 안도 다다오의 건축과 정원 동선 설계 자체가 다감각적 관람 경험을 구성하는 경우
  • 신체적 지각을 재료로 삼는 설치미술: 제임스 터렐의 Skyspace·Ganzfeld처럼 빛과 공간을 통해 관람객 스스로의 시지각을 의심하게 만드는 체험형 전시
  • 라이언 맥긴리: 계획된 연출보다 자연스러운 순간의 포착을 지향하는 사진 접근 방식
  • 매체 결합 전시 설계: 사진 전시에 시(詩)·음악·영상을 함께 배치해 정서적 몰입을 강화하는 큐레이션 방식
  • 희귀 유작과 습작 전시: 모딜리아니展처럼 요절로 남은 작품 수가 적어 완성작 실물을 볼 수 없어도, 그 습작을 함께 전시해 제작 과정과 작가의 편견 없는 삶을 조명하는 방식
  • 해석 프레임의 전환: 작가의 설명(볼륨 vs 뚱뚱함) 하나로 작품 전체를 보는 관점이 바뀌는 보테로 전시 사례
  • 공학과 예술의 결합: 트로이카처럼 엔지니어링 기반 작품이 아이디어보다 물리적 구현으로 강한 몰입과 공감을 만드는 방식
  • 영화감독 회고전의 확장성: 팀 버튼展처럼 스크린 밖 드로잉·소품·습작을 함께 전시해 작가 세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방식
  • 사전 지식과 관람 시점의 영향: 스탠리 큐브릭展처럼 같은 감독의 작품도 시대적 맥락 이해 여부·관람 매체(스크린 vs 극장)에 따라 감상이 달라질 수 있음
  • 관람 프로세스까지 포함한 경험 설계: 예매 우선권, 실시간 대기열 확인 같은 관람 팁 공유는 전시 콘텐츠 자체 못지않게 관람 편의가 경험의 일부임을 보여줌
  • 무한 반사의 몰입 체험: 쿠사마 야요이의 'Infinity Mirrored Room'처럼 거울과 반복 패턴으로 관람객을 무한한 시각 경험에 몰입시키는 설치 방식
  • 그룹 주제전 큐레이션: 디뮤지엄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처럼 하나의 소재(빛)를 여러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 다층적 감상 경험을 만드는 방식
  • 주제 설정의 논리적 무리함과 완성도: 디뮤지엄 'Weather'전처럼 소재 확장의 억지스러움이 있어도 개별 작품의 감각적 완성도가 이를 상쇄할 수 있음
  • 형식을 넘나드는 색채 실험: 디디에 망코보니展 'Playing with Colors'처럼 드로잉·페인팅·거울·모빌 오브제 등 여러 형식을 아이들 놀이처럼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색채 실험을 구성하는 방식
  • 북 아트와 아날로그 출판: 슈타이들 展처럼 인쇄·제본·타이포 등 책의 물성을 예술적으로 다루는 전시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매체의 감각적 가치를 재조명함
  • 디스플레이·광학 기술의 조형화: 이이남 전시처럼 투명 디스플레이·편광·프로젝션 등 디스플레이·광학 기술 자체를 조형 재료로 전환하는 접근
  • 디지털 퍼니처: 모바일·PC·스마트 TV 등 일상의 디지털 기기가 가구처럼 친숙해졌다는 관점에서 대중문화를 소비-생산 양방향으로 전환시키는 미디어아트 그룹전 사례
  • 팝업아트의 이중성: 세계팝업아트展처럼 순수 예술(작가의 철학)과 상업적 브랜드 마케팅(프리미엄 이미지) 양쪽에서 동일한 종이 조형 기법이 활용됨
  • 수집 취미와 전시: '여가의 새발견'展처럼 디자이너·마케터의 개인 수집품(레고·베어브릭·코카콜라 굿즈 등)을 조명하는 전시는 순수 미술과는 다른 결의 관람 동기를 제공
  • 재료의 물성으로 매체를 확장: 이정진처럼 인화지 대신 한지에 감광액을 발라 노출하는 방식으로 사진이라는 매체의 표현 범위를 넓히는 접근
  • 장시간 노출과 근원적 이미지: 히로시 스기모토의 '바다' 시리즈처럼 장시간 노출로 촬영 시공간 정보를 지우고 대상의 근원적 형태만 남기는 사진 기법
  • 색채의 재료별 재해석: 'Color Your Life'展처럼 하나의 색채 주제를 사진·유리·패브릭·가죽·금속 재료의 텍스처와 가구 공간 체험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큐레이션 방식
  • 시대성을 고려한 감상: 닉 나이트展처럼 당시엔 선구적이었던 기법·관점도 시간이 지나면 진부해질 수 있다는 감상 — 오래된 작품은 발표 당시의 맥락과 함께 봐야 함
  • 키네틱 목공예의 서사성: 김진송(목수 김씨) 개인전 '상상의 웜홀'처럼 톱니바퀴·실·철사 등 기계 장치로 단순한 이야기를 구현해 설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목각 인형 작업
  • 공예가의 재료 윤리와 서사: 에른스트 감펠展처럼 '쓰러진 나무만 사용한다'는 작가의 재료 원칙과 그 서사가 완성도 높은 조형미(윤곽선·디테일)에 대한 신뢰와 몰입을 더하는 방식
  • 과학 콘텐츠의 몰입형 시각화: <사이언스쇼 더 바디>처럼 3D영상·VR·홀로그램으로 인체 장기·골격을 재현해 어려운 과학 주제를 체감형 전시 경험으로 전환하는 방식
  • 건축 사진전의 정서적 체험: '한국 건축 예찬'展처럼 사진이라는 매체로 건축을 기록한 전시는 시각적 감상을 넘어 공간에 대한 정서적 친숙함·안도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
  • 체감형 인터랙티브 전시: '빛의 정원'展처럼 입체 카메라(Depth Camera)+프로젝터로 색깔 있는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등 관람객의 직접 개입과 신체 반응을 유도하는 기술 기반 전시 형식
  • 디자인 스튜디오의 작업 철학 조명: 헤더윅 스튜디오展처럼 '생각하기·만들기·이야기하기'라는 반복적 질문과 재분석 과정을 통해 특정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프로젝트의 본질만 남기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소개하는 전시
  • 국가 연계 기획전과 사내 동아리 관람: 송은 아트스페이스 '이탈리아 젊은 작가전'처럼 한 국가의 신진 작가를 조명하는 연례 기획전(Italy in SongEun)은, 브뤼노 라투르의 모더니티 개념을 제목으로 차용해 서구 중심적 진보관을 비평적으로 되짚는 큐레이션을 취했고, pxd 사내 동아리 '화동'의 소풍 겸 관람기 형태로 소개됨
  • 브랜드의 예술적 무대화: 반클리프 아펠 '노아의 방주' 展처럼 하이주얼리 브랜드가 유명 무대 예술가(로버트 윌슨)에게 전시 공간 연출을 의뢰하고, LED·음악·조명 연출을 결합해 상업 제품(보석)을 예술 작품 수준의 몰입형 경험으로 전시하는 방식
  • 소장품 재배치를 통한 리큐레이션: 리움 개관 10주년 전관 전시 '교감'처럼, 새 작품을 사들이지 않고도 상설전 소장품의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전시 전체의 주제와 경험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음
  • 성과 서술의 투명성: 리움 '교감'展의 디지털 인터랙티브 시스템(DID) 사례처럼, 협력업체와의 공동 개발 성과를 기관이 독자적 성취인 것처럼 서술하면 관람객의 신뢰를 해칠 수 있음
  • 거대 스케일 설치와 상징적 서사: 백남준쇼 '거북이'처럼 신체를 압도하는 초대형 설치작에 영상·프로젝션이 결합돼 상징적 의미(탄생과 이상)와 함께 완결된 쇼적 체험을 만드는 방식
  • 디자인과 사회 문화 성숙도: 마리스칼展처럼, 같은 올림픽 마스코트라도 힘을 뺀 디자인(코비)과 힘이 들어간 디자인(호돌이)의 차이를 사회의 권위·경직성, 소득·문화 수준의 축적 차이로 해석하는 관점
  • 데이비드 라샤펠과 유명인 초상 사진: 앤디 워홀의 발탁으로 데뷔해 마이클 잭슨·마돈나 등 스타 초상과 상업 매거진 작업을 아우른 사진가, 화려함과 몰락을 함께 담은 작품으로 관람객 스스로의 소유욕·욕망을 되비추는 경험 설계
  • 작가의 인사말과 관람 태도: 전시장 입구에 걸린 작가의 문구가 관람객에게 마음을 열고 감상하도록 유도하는 프레이밍 장치로 작동

관련 개념

출처

최종 업데이트: 2026-09-02 | 출처 3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