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비엔날레

2018년 9월, 회사가 지원하는 해외교육의 일환으로 제10회 베를린 비엔날레(BBX)를 관람한 GUI 디자이너의 후기다. BBX는 같은 해 9월 9일 막을 내린 현대미술전으로, 3개월에 걸쳐 베를린 시내 다섯 곳(베를린 미술학교 ADK, KW 컨템퍼러리 아트 인스티튜트, VOLKSBÜHNE PAVILION, ZK/U, HAU HEBBEL AM UFER)에서 진행됐다. 올해 슬로건 'We don't need another hero'는 영화 (1985) OST로 유명한 티나 터너(Tina Turner)의 노래 제목에서 차용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큐레이터 가비 웅코부(Gabi Ngcobo)가 이끈 이번 큐레이터 팀은 전원 흑인으로 구성됐는데, 이는 뉴욕 기반의 백인 큐레이터 그룹 DIS가 포스트 인터넷 세대의 현실 인식을 가볍게 풀어내 찬반이 엇갈렸던 2년 전 BB9과 대조적인 행보였다. BBX는 아프리카·남반구 지역이 반복적으로 겪어온 탈식민주의·권력의 범주화라는 과거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자기를 찾는 '자기보존(Self-Preservation)'을 전시 전반의 화두로 삼았다.

필자가 방문한 세 전시장 중 KW에서는 여성과 신체, 저항을 다루는 작품이 두드러졌다. Lorena Gutiérrez Camejo의 〈¿Dónde están los héroes?〉(2016)는 군 서열의 패턴과 색을 100개의 개별 그림으로 조합해 쿠바의 독재·미사일 위기 역사를 추상화했고, Grada Kilomba의 미디어 아트 연작 〈Illusions〉는 오이디푸스 신화를 흑인 여성 배우가 연기하게 함으로써 인종적으로 정형화된 서사 구조를 전복시켰다. Okwui Okpokwasili의 관객 참여형 작품 〈Sitting on a Man's Head〉(2018)는 나이지리아 여성들의 1929년 반식민 저항 운동을 모티프로, 관람객이 비닐로 둘러싸인 빈 방을 심호흡하며 천천히 걷고 추억의 노래를 부르게 함으로써 자기보존이라는 주제를 신체적 체험으로 확장했다. 이 밖에 Joanna Piotrowska·Julia Phillips 등의 사진·조각 작품은 신체 일부와 왜곡된 자세를 통해 가족 관계의 트라우마, 흑인 여성의 몸에 가해진 의학적 폭력의 역사를 감각적 불편함으로 전달했다.

ADK 전시장은 역사와 현재의 관계를 정면으로 다뤘다. Lubaina Himid는 동아프리카 여성들이 개인적 발언 수단으로 써온 전통 의상 '캉가'의 격언 형식을 차용해 인체 장기 그림과 현대적 슬로건 문구를 결합한 연작을 여러 전시장에 걸쳐 선보였고, Firelei Báez는 포츠담 상수시 궁전과 아이티의 동명 궁전—18세기 말 아이티 독립전쟁 승리를 기념해 지어진, 침략자의 궁전을 닮은 모순적 공간—의 위경도 값을 제목으로 삼아 두 궁전을 혼합한 조형물을 만들었다. 가장 논쟁적인 작품은 Mario Pfeifer의 미디어 작업으로, 2016년 독일 동부 슈퍼마켓에서 벌어진 인종차별적 폭력 사건(아랍인 피해자를 가해자들이 나무에 묶었고, 여론은 가해자를 시민 영웅으로 칭송하며 사건이 무죄로 종결된 실제 사건)을 배우를 고용한 TV쇼 형식으로 재구성하고, 동독 이주민들을 시민 배심원단으로 세워 재조명했다.

ZK/U(옛 철도 창고를 개조한 예술·도시학 센터)에서는 Heba Y. Amin이 아프리카와 유럽을 하나로 묶은 가상 국가 '아틀랜트로파'의 대통령을 자처하며 담화문을 발표하는 영상 〈Operation Sunken Sea〉로 이민자 혐오와 전쟁 비용에 대한 문제의식을 풍자했고, Tony Cokes는 이미지 없이 타이포그래피로 뉴스·기사를 보여주면서 팝·록 음악을 배경음으로 깔아, 이미지와 언어를 분리해 언론의 관습적 표현을 낯설게 체험하게 하는 비디오 아트를 선보였다. 필자는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이 말하는 예술의 '균형 회복' 기능을 인용하며, BBX가 사회적 메시지에서 출발한 작품들을 통해 결국 개인적 차원의 균형 회복을 촉구했다는 감상으로 후기를 맺는다. 슬로건 문구를 "hero에서 re를 빼면 he, o를 빼면 her가 된다"는 언어유희로 재해석하며, 문제를 해결할 영웅은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메시지로 마무리했다.

핵심 내용

  • 제10회 베를린 비엔날레(BBX): 2018년, 베를린 시내 다섯 전시장에서 3개월간 진행된 현대미술전
  • 슬로건 'We don't need another hero'(티나 터너 노래 제목 차용), 주제는 자기보존(Self-Preservation)
  • 큐레이터 가비 웅코부를 포함한 전원 흑인 큐레이터 팀 — 백인 큐레이터 그룹이 이끈 BB9(2년 전)과의 대조
  • KW 전시장: 여성·신체·저항을 다룬 Lorena Gutiérrez Camejo, Grada Kilomba, Okwui Okpokwasili, Joanna Piotrowska, Julia Phillips
  • ADK 전시장: 역사와 독립을 다룬 Lubaina Himid('캉가' 연작), Firelei Báez(아이티-포츠담 궁전 조형물), Mario Pfeifer(인종차별 폭력 사건 재구성 미디어 작업)
  • ZK/U 전시장: Heba Y. Amin(가상국가 풍자 영상), Tony Cokes(타이포그래피+음악 비디오 아트)
  • 알랭 드 보통 <영혼의 미술관>의 '균형 회복' 개념으로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 정리
  • 회사 지원 해외교육 제도로 참관한 사례 — pxd 디자이너들이 해외 예술 행사에서 조형적·사회적 통찰을 얻는 관람기 시리즈의 하나

관련 개념

출처

최종 업데이트: 2026-09-05 | 출처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