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디자인 페스티벌과 전시 트렌드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London Design Festival)은 런던 전역의 여러 장소에서 열리는 연례 디자인 축제로, 한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도시 곳곳의 전시·설치·행사를 통해 디자인 실무자·소매점·교육자가 함께 참여한다. pxd는 회사의 해외 교육 기회로 2011년, 2013년, 2019년 세 차례 이 축제를 참관했다. 2011년에는 10월 초 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런던 시내 곳곳에 흩어진 작은 갤러리들을 돌아보는 형식으로 참관했고, 2013년에는 파리 메종오브제 국제 인테리어 박람회 출장에 이어 9월 14일~22일 열린 페스티벌을 'Design is Everywhere'라는 주제로 참관했으며, 약 300여 개 이벤트가 서부 얼스코트 박람회장의 100% Design, 중심부의 디자인 정션(Design Junction, 현대카드도 참여), 동부의 텐트런던(Tent London) 세 메인 이벤트 장소를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2019년에도 같은 시기(9월 14일~22일)에 방문해 그중 두 전시 — 100% Design과 런던 디자인 페어(London Design Fair) — 를 집중적으로 참관했다.
2011년 참관기: 필자는 하나의 대형 전시장이 아니라 런던 시내 곳곳의 소규모 갤러리에 흩어져 열리는 페스티벌 특성상 낯선 골목을 헤매고 다녀야 했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런던의 골목 구석구석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권위 있는 아람(Aram) 전시관에서는 섬유를 손으로 잡아당겨 유기적 형태를 만드는 '라디올라리아(Radiolaria)' 시리즈로 주목받은 한국인 디자이너 노일훈의 작품을 만났는데, 그는 섬유 위에 얇은 유리섬유 층을 덮어 형태를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디자이너가 미리 그리지 않은 자연 본연의 형태를 도출해내며, 한국 기와지붕처럼 조금씩 다른 형태가 어우러져 기능미와 조형미를 함께 이루는 디자인 철학을 추구한다고 소개됐다. 또 다른 한국인 그래픽 디자이너 조규형은 한글처럼 여러 문자가 조합돼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원리에서 착안한 독자적 서체를 선보였으며, 읽을 수는 없지만 감각적인 시각 패턴으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업으로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인 전시로 꼽혔다. 필자는 이 시기에도 페스티벌의 본부지 격인 V&A 뮤지엄을 둘러봤고, 언더그라운드(지하철) 표지, 신호등, 도로 표지판, 골목 곳곳의 그래피티 등 런던 거리 자체에서 도시 전반에 스며든 디자인 수준을 체감했다고 기록했다.
2013년 참관기: 파리에서의 입국심사를 넘어 런던에 도착한 필자는 도시 곳곳에서 페스티벌 안내문구와 이벤트 편집숍을 만날 수 있어 파리 디자인위크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먼저 방문한 V&A(Victoria & Albert Museum)에서는 'Digital Design Weekend' 프로그램으로 인터랙티브 아트·디지털 아트를 전시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었고, 캐나다 조명 브랜드 BOCCI의 디자이너 오메르 아르벨(Omer Arbel)이 구리선으로 연결한 전구 280개로 만든 샹들리에 '28.280' 시리즈가 대표 설치물로 소개됐다. 이어 방문한 얼스코트 박람회장의 100% Design은 조명·오피스·3D 프린팅 등 여러 섹션으로 구성됐는데, 필자는 메종오브제와 비교했을 때 규모는 훨씬 작지만 차분하면서도 어수선한 분위기, 더 현대적·현실적인 디자인, 바이어 유치와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 성격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2019년 참관기: 25주년을 맞은 100% Design은 영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디자인 무역 전시회로, 인테리어·가구·조명·타일 등 약 400여 점의 제품을 여러 섹션으로 구분해 선보였다. 중앙의 'Design London' 섹션은 대형 타이포 플래카드와 패치워크 카펫으로 시선을 집중시켰고, 'A Sense of Finland' 섹션은 접착제 없는 합판 조명·비금속 책장 등 지속 가능성과 웰빙을 강조한 핀란드 디자인 철학을 공간 전체로 구현했다. 기후 변화·재료·순환 경제를 주제로 한 디자이너 토크 세션이 함께 열려, 환경적 지속 가능성이 전시 전반의 화두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550여 개 전시업체와 36개국 참가자가 모인 런던 디자인 페어는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전시로, 국제 공예관에서는 그해의 소재로 선정된 바이오머티리얼(Biomaterials)이 주제였고, 층마다 국가별·카테고리별로 상이한 분위기의 작업을 선보였다. 필자는 테라조(인조 대리석) 질감의 소재가 가구·리빙 소품에서 유행처럼 반복 사용되는 것을 관찰했으며, 한국 디자이너의 작업(연마 디스크를 코스터로 재해석한 사례, 종이접기 형태의 세라믹 작품 등)이 해외 전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을 소개했다.
필자는 카네기멜론대 디자인 스쿨 명예교수 대니얼 보야스키(Daniel Boyarski)의 "디자이너로서 당신이 디자인하는 모든 것이 사람들의 삶에 영감을 준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말을 인용하며, 해외 전시 참관이 디자이너에게 자신의 전문 분야를 벗어난 시각에서 소재·공간·조형에 대한 자극을 얻는 기회임을 강조했다.
핵심 내용
-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도시 전역에서 분산 개최되는 연례 디자인 축제, 매년 서로 다른 메인 전시장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열림
- 2011년: 대형 전시장 없이 시내 소규모 갤러리들에 흩어져 열려 도시 골목 곳곳을 탐방하게 만드는 형식, 한국인 디자이너 노일훈(라디올라리아 섬유 조형)·조규형(한글 조합 원리의 독자 서체) 작품이 인상적인 사례로 소개됨
- 2013년: 'Design is Everywhere' 주제로 약 300여 개 이벤트 개최, 100% Design·디자인 정션·텐트런던 세 메인 장소 중심
- V&A Digital Design Weekend(2013): 인터랙티브·디지털 아트 체험 프로그램, BOCCI '28.280'(전구 280개 샹들리에) 등 대형 설치물 전시
- 100% Design: 영국 대표 디자인 무역 전시회. 2013년에는 조명·오피스·3D 프린팅 섹션과 바이어 유치·마케팅 성격이 강했고, 2019년(25주년)에는 Design London·A Sense of Finland 등 섹션별 큐레이션으로 브랜드 가치를 공간에 반영
- 지속 가능성 화두(2019): 핀란드 섹션의 친환경 소재, 기후 변화·순환 경제를 다룬 디자이너 토크 등 환경 담론이 전시 전반에 확산
- 런던 디자인 페어(2019): 36개국 550여 개 업체가 참여하는 보다 실험적·독립 디자이너 중심의 전시, 그해의 소재로 바이오머티리얼 선정
- 소재 트렌드: 2019년 테라조 질감 소재가 가구·바닥재·소품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유행 소재로 부상
- 해외 전시 참관의 가치: 타 분야 디자이너의 시각과 소재·조형 트렌드를 접하며 얻는 영감이 실무 관점 확장에 기여
관련 개념
- 메종오브제 국제 인테리어 박람회 — 같은 2013년 해외 교육 출장에서 먼저 참관한 파리 인테리어 박람회, 이 글의 전편(1편)에 해당
- 비엔나 디자인 위크와 업사이클링 디자인 — 같은 pxd 해외 교육 제도로 참관한 또 다른 유럽 도시 전역 규모의 디자인 축제
- 현대미술-설치작가와-전시 — 전시 관람을 통해 조형적 통찰과 감상 경험을 얻는다는 점에서 공통된 접근
- 리테일-매장-경험-디자인 — 해외 출장·연수를 통해 공간과 브랜드 경험을 관찰하고 기록한 유사한 형식의 글
출처
- [해외교육]2013 메종오브제 & 100%디자인 (2/2) — 2013-12-19, 코코루니
- [해외교육] 2019 London Design Festival 후기 — 2019-11-22, 알 수 없는 사용자
- 2011 London Design Festival에 가다 — 2011-10-09,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