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대기업 문화와 디자인 트렌드

2017년 pxd talks 72회에서는 알리바바를 거쳐 텐센트에서 디자인 전문위원 겸 Senior Principal UX Designer로 일한 이현주 님이 중국 IT 대기업의 문화와 디자인 트렌드를 소개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가로, IT 대기업은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로 대표된다. 알리바바는 타오바오·알리페이·티몰 등 이커머스, 바이두는 검색엔진, 텐센트는 QQ·위챗 등 소셜 네트워크와 게임(슈퍼셀 인수)으로 각기 다른 영역에 포지셔닝하고 있으며, 디디추싱·오포·모바이크 같은 스타트업도 압도적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의 성장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6년 광군제(11월 11일 알리바바 주도 쇼핑 행사) 하루 거래액은 1207억 위안(약 20조 7천억 원)으로 한국의 1년 모바일 거래액을 상회했고, 거래의 82%가 모바일에서 이루어졌다. 위챗은 월 사용자 8억 6천만 명,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하루 90분 이상 사용하며, 위챗페이의 오프라인 결제 점유율은 알리페이를 추월했다. 강연자는 중국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①열악한 유선 인터넷 인프라가 오히려 모바일 확산을 앞당긴 점, ②느슨한 소매 인프라가 이커머스 발전을 이끈 점, ③낮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핀테크 성장의 기회가 된 점, ④서구 서비스를 모방하되 중국적 맥락(문화·풍습)을 더해 차별화한 점을 꼽았다. 위챗이 세뱃돈 풍습인 '홍바오'를 온라인화해 성공한 사례, 이후 QQ·알리페이가 홍바오와 증강현실을 결합한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국 IT 기업의 일하는 방식도 소개됐다. 알리바바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로 개인 목표와 승진·급여를 연동하고, 텐센트는 IDP(Individual Development Plan)와 유연 근무를 운영하는 등 치열한 성과주의 문화를 갖고 있다. 아이디어 공유 단계에서는 수평적 토론을 지향하면서도 임원진의 Top-down 결정이 실행되는 위계질서가 공존하는 과도기적 조직 문화도 관찰됐다. 한국과 달리 커리어 트랙을 관리자 트랙과 전문가 트랙으로 이분화해 두 트랙의 처우를 비슷하게 유지함으로써, 조직 관리를 맡지 않아도 전문성을 살려 경력을 쌓을 수 있게 한 점도 특징이다. 표준화된 프로세스·문서화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대신, 부서 간 경쟁적 투자와 팀빌딩 이벤트에는 많은 자원을 들인다.

강연은 중국 IT업계가 아직 과도기적 성격을 지니지만, 합리적 의사결정 문화와 정부 지원 정책, 급성장에 따른 경력 디자이너 수요 증가로 디자이너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정리했다.

2018년 초에는 홍콩 컨설팅사 Kaizor Innovation이 운영하는 Culture Immersion Tour 'Experience Digital China' 참가 후기를 통해 위 내용이 현장 체험으로 뒷받침됐다. 참가자들은 중국 선전(Shenzhen)을 방문하며 국민 메신저 위챗(WeChat)을 실제로 사용했는데, 이름 대신 QR코드를 스캔해 친구를 추가하는 방식(카카오톡의 ID 검색과 대비), 4자리 비밀번호로 최대 500명이 동시에 입장하는 단체 대화방, 메시지 자동 번역, 음성 메시지 선호 등 중국 특유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확인했다. 특히 Wallet 기능에서는 은행 계좌 없이도 홍바오(빨간 봉투)를 모사한 Red Packet으로 송금을 주고받고, 단체 대화방에 금액을 뿌리면 참가자들이 무작위로 배당받는 기능을 직접 체험하며 앞서 소개된 홍바오의 온라인화 성공 사례를 실감할 수 있었다.

투어는 Didi Chuxing(콜택시·대리운전·렌트·카풀·중고차 판매까지 아우르는 다목적 모빌리티 앱), Mobike·Ofo(거치대 없이 QR코드로 잠금을 풀고 아무 곳에나 반납하는 공유 자전거, 다만 과열 경쟁으로 파산해 방치된 폐자전거도 목격) 등 중국 스타트업 서비스를 실사용하며 한국 서비스와 비교하는 경험도 포함했다. 이 밖에 코워킹 스페이스 UR Work, 샤오미·DJI 오프라인 스토어에서의 QR코드 기반 보조배터리 대여·결제 체험을 통해 QR코드가 중국 일상 서비스 전반의 핵심 인터페이스로 자리잡은 모습을 확인했다. 후기는 중국어를 몰라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와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을 프로그램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 투어 후기가 발행되고 석 달여 뒤인 2018년 4월 19일, pxd는 카이저 이노베이션과 정식으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02년 홍콩에서 설립된 카이저 이노베이션(대표 일레인 앤(Elaine Ang))은 필립스·헨리 드라이퍼스에서 첨단 UX 디자인을 경험한 앤이 세운 컨설팅사로, 구글·에어비앤비·드롭박스 등 아시아 진출을 원하는 글로벌 기업의 사용자 조사를 대행해왔다. MOU 체결로 pxd는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권 사용자 조사를 원하는 국내 기업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이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시아 전역으로 조사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발표문은 이미 진행된 Culture Immersion Tour 'Experience Digital China'를 협력의 1단계 성과로 소개하며, 이 투어 프로그램을 한국 내 기관·단체·개인에게도 계속 소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표 이재용은 이번 MOU를 "한국의 UX 기술을 해외에 알리고 더 많은 이들의 사용자 경험 향상에 기여할 기회"로 소개했다.

앞서 2013년 8월에는 텐센트의 UX디자인 조직인 ISUX가 해외 디자인 기업 탐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pxd 사무실을 직접 방문한 사례도 있었다. 텐센트의 UED(User Experience Design)를 총괄하는 Jonathan Wong(GM of UED) 이사를 비롯한 매니저·디렉터급 11명이 참여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양사의 방법론·조직·도구를 비교하고 UX·디자인을 주제로 자유 토론을 나눴다. 특히 텐센트 측이 자체 개발한 도구인 PS Play(포토샵에서 이미지를 수정하면 모바일 화면에 실시간으로 반영해 보여주는 도구)와 브레인스토밍용 아이디어 카드 5D Cards가 소개되어 인상적이었다. 이는 2017년 pxd talks 강연이나 2018년 Culture Immersion Tour보다 앞서, pxd가 중국 대형 IT 기업의 디자인 조직과 직접 접촉하고 실무 도구를 교환한 초기 사례로, 중국 IT 기업이 방법론·도구 측면에서도 독자적인 실험을 이어왔음을 보여준다.

핵심 내용

  •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검색·이커머스·SNS/게임으로 영역을 분리해 포지셔닝
  • 광군제(2016년 하루 거래 1207억 위안, 모바일 비중 82%), 위챗 월 사용자 8.6억 명
  • 중국 성장 4요인: 열악한 유선 인프라→모바일 확산, 느슨한 소매 인프라→이커머스,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핀테크, 모방+중국적 맥락 결합
  • 위챗 홍바오 온라인화, 홍바오+증강현실 마케팅 등 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서비스 디자인 사례
  • 알리바바 KPI·텐센트 IDP 기반 성과주의, 수평적 토론과 Top-down 위계질서의 공존
  • 관리자 트랙 / 전문가 트랙으로 이분화된 커리어 구조 — 전문가 트랙도 관리자와 동등한 처우
  • 표준 프로세스·문서화는 소홀하되 팀빌딩·연회 등 결속 이벤트에는 적극 투자
  • Kaizor Innovation Culture Immersion Tour(2018) 체험기: 위챗 QR코드 친구 추가, 4자리 비밀번호 단체방(최대 500명), Wallet·Red Packet(홍바오 모사) 랜덤 송금
  • pxd-카이저 이노베이션 MOU(2018-04-19): 홍콩 UX 컨설팅사 카이저 이노베이션(대표 일레인 앤)과 양해각서 체결 — 중화권 사용자 조사 원스톱 서비스 + 아시아 전역 네트워크 확장이 목적
  • 다목적 모빌리티 앱 Didi Chuxing(콜택시+대리운전+렌트+카풀+중고차 판매), 거치대 없는 공유 자전거 Mobike·Ofo(경쟁 과열로 폐자전거 방치 문제)
  • 코워킹 스페이스 UR Work, 샤오미·DJI 매장 등 오프라인 곳곳에 QR코드가 결제·대여의 핵심 인터페이스로 자리잡은 현장 확인
  • 2013년 텐센트 ISUX 팀의 pxd 방문 교류: 방법론·조직·도구 비교, 자체 개발 도구 PS Play(포토샵-모바일 실시간 미리보기)·5D Cards(브레인스토밍 아이디어 카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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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종 업데이트: 2026-09-01 | 출처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