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자인 워크숍 기법

2015년 3월 게임 기반 학습 기업 놀공발전소와 pxd가 2박3일간 진행한 협업 워크숍의 둘째 날은 놀공이 주도한 게임 워크숍이었다. 사람들이 즐거워할 때를 연구하는 놀공과 사람들이 불편해할 때를 연구하는 pxd가 서로의 방법론을 교류하는 자리로 기획되었으며, 핵심 방법론은 팅커링(Tinkering)이다. Tinker는 "어설프게 손보다", "땜질하다"라는 뜻으로, 디자인 사고와 마찬가지로 빠른 프로토타이핑(Rapid Prototyping)을 근간으로 삼는다. 다만 목적이 다르다—디자인 사고는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이, 팅커링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며, 두 방법론은 세부 지향점만 다를 뿐 반복적 프로토타입과 피드백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는 핵심 맥락은 같다.

워크숍은 아이스브레이킹 성격의 숫자게임으로 시작됐다. 참가자가 배정받은 숫자 카드를 복제·교환하며 진행자가 제시하는 수열 조합을 맞추는 이 게임은, 이후 놀공의 대표작 '똥 주세요'로 발전한 초기 프로토타입이었다. 여기서 도출된 설계 원칙이 세 가지다. 첫째, 숫자·기호·종류 정보를 갖춘 트럼프 카드는 별도 설명 없이도 많은 정보를 전달해 초기 프로토타이핑 도구로 유용하지만, 참가자가 기존에 알던 다른 카드 게임의 경험에 얽매이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둘째, 이 게임의 목적은 경쟁이 아니라 관계 맺기다—한정된 숫자를 서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점수가 평준화되도록 설계되어,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대화를 시작하도록 유도한다. 셋째, 매턴 새로운 수열을 제시하는 진행자는 확률을 배분하는 역할을 맡는데, 확률이 한쪽으로 쏠리면 참여자가 흥미를 잃고 이탈한다.

이 과정에서 정의된 핵심 개념이 코어 메카닉(Core Mechanic)이다. 게임에 참여한 사람이 매 순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활동을 가리키며, 게임을 설계한 디자이너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 반복 활동 안에 응축되어 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오후 세션에서는 고무장갑·고무링·종이판·풍선 등 무작위 재료를 팀별로 배분하고 서로 교환하며 즉석에서 게임을 만들고, '가장 재밌을 것 같은 게임' 투표 후 실제로 플레이해보고 '실제로 가장 재밌었던 게임'을 다시 투표하는 반복적 팅커링 실습이 진행됐다—처음 투표에선 반응이 시큰둥했던 게임이 실제 플레이 후에는 1위를 차지하는 역전이 나타나, 아이디어의 잠재력은 실제로 만들어 플레이해봐야 검증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팅커링 과정에서 발견된 위험 요소가 베이스라인 시프팅 신드롬(Base-line Shifting Syndrome)이다. 여러 팀을 돌며 반복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피드백을 주는 유경험자는 백지상태가 아니라 자신이 이전에 겪은 경험을 무의식적으로 기준선 삼아 새 경험을 평가하게 되므로, 그 피드백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왜곡된 판단에 이를 수 있다. 오후부터 저녁까지 이어진 대규모 실습 게임 모맥(MoMAK)은 코어 메카닉이 실전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준 사례다. 참가자 전원이 스마트폰으로 세계 각지의 자원에 실시간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팀 대항 게임으로, 매턴 초반 5분간 요동치는 자원 가격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구조가 코어 메카닉으로 작동해 4시간 가까운 시간에도 몰입이 끊이지 않았고, 개인마다 다른 자원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팀 단위 협업 경험을 이끌어냈다.

핵심 내용

  • 팅커링(Tinkering): 무작위 재료로 즉석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반복 개선하는 게임 디자인 방법론. 목적은 다르지만 디자인 사고와 Rapid Prototyping 철학을 공유
  • 코어 메카닉(Core Mechanic): 참여자가 매 순간 반복하는 핵심 활동. 디자이너의 메시지가 응축되는 지점
  • 베이스라인 시프팅 신드롬: 유경험자의 반복 피드백이 이전 경험을 새 기준선 삼아 왜곡될 수 있다는 워크숍 진행 유의점
  • 숫자게임: 트럼프 카드로 만든 아이스브레이킹 프로토타입. 목적은 경쟁이 아닌 관계 맺기
  • 진행자는 매턴 확률을 배분하는 역할을 맡으며, 쏠림 현상은 참여자 이탈로 이어짐
  • 모맥(MoMAK): 대규모 실시간 스마트폰 투자 게임. 요동치는 가격 구조가 코어 메카닉으로 작동해 높은 몰입과 팀 협업을 유도한 실증 사례

관련 개념

  • 디자인 사고 — 같은 워크숍 첫째 날 다뤄진 RVP(Real Valuable Problem) 기반 방법론, Rapid Prototyping을 공유하는 자매 방법론
  • 레고 활용 UX 워크숍 기법 — 같은 워크숍 셋째 날 다뤄진 LEGO Serious Play, '손으로 생각하기' 원칙 공유
  • 게이미피케이션 — 게임 기법을 비게임 서비스에 적용하는 개념(MDA 프레임워크). 팅커링은 반대로 게임 자체를 만드는 방법론
  • 아이디에이션과 수평적 사고 — 무작위 자극으로 발상을 전환한다는 점에서 무작위 재료 배분 팅커링과 접근이 유사
  • 빅게임 디자인 — 같은 시기 pxd 3그룹 워크숍에서 만든 도시 무대 빅게임 '사도세자의 비밀' 기획 사례
  • 게임 신규유저 적응 격차 — 코어 메카닉을 설계하는 이 방법론과 달리, 이미 출시된 상용 게임에서 신규 유저가 겪는 실력·문화 격차를 다루는 UX 비평 사례
  • 대체현실게임 ARG — 《누구나 게임을 한다》·《노력금지》 독후감에서도 코어 메카닉을 게임 설계의 핵심 개념으로 다룸

출처

최종 업데이트: 2026-07-16 | 출처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