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에이션과 수평적 사고

2010년 작성된 초기 글은 창조적 발상을 돕는 도구를 크게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연상법(Mind Mapping)은 하나의 생각에서 사고의 가지를 논리적 판단 없이 최대한 뻗어나가는 방법으로, Conceptdraw·Mindjet MindManager 같은 마인드맵 툴이 이를 보조한다. K-J Method(어피니티 다이어그램)는 기존 자료를 재정리해 새로운 관점을 찾는 기법으로, 키워드를 적어 비슷한 것끼리 그룹핑한 뒤 각 그룹을 대표하는 새로운 키워드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 포스트잇 기반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의 원형이며, 훗날 pxd가 텍스트 임베딩과 LLM으로 이 과정을 자동화한 어피니티 버블 도구가 대체하려는 전통적 방법이기도 하다. 브레인스토밍은 여러 사람이 모여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는 방법으로, 이 글은 '양을 우선하라(Go for Quantity)', '판단을 미뤄라(Deter judgement)', '엉뚱한 아이디어를 장려하라(Encourage Wild Ideas)', '타인의 아이디어 위에 쌓아라(Build on the ideas of others)', '주제에 집중하라(Stay focused on the topic)', '한 번에 한 대화만 하라(One Conversation at a time)', '시각적으로 표현하라(Be Visual)'라는 7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잠들기 전 무의식 속에서도 문제를 계속 고민하게 하는 몰입(Flow) 상태 활용이나,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즉시 기록하는 습관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됐다.

아이디에이션(Ideation)은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단계다. 일반적 브레인스토밍이 기존 사고 패턴에 머무는 한계를 지니는 반면, 수평적 사고(Lateral Thinking)는 익숙한 방향에서 의도적으로 이탈하여 새로운 관점을 열어준다. 에드워드 드 보노가 1967년 저서 'The Use of Lateral Thinking'을 통해 창의적 사고의 학문적 토대를 세웠으며, 무작위 단어·이미지 연상 기법은 그 대표적 실천 방법이다.

수평적 사고의 핵심 메커니즘은 도발(Provocation)과 논리적 연결의 2단계다. 먼저 현재 사고 경로에서 용감하게 벗어나는 '이탈'이 필요하고, 그 이후 수직적 논리 사고로 이탈된 지점과 목표를 연결해야 한다. 이탈만 하고 목표로 돌아오지 못하면 허무맹랑한 아이디어에 그치기 때문에, 선(先) 수평적 사고 → 후(後) 수직적 사고 순서가 핵심이다.

무작위 투입(Random Input) 기법은 도발의 가장 쉬운 방법이다. 시계를 보고 그 숫자를 사전 페이지 번호로 대입해 명사를 무작위로 선택하거나, 랜덤 이미지·단어를 자극 삼아 관점을 전환한다. 드 보노는 "최상의 무작위 단어를 찾을 방법은 없다. 그러면 더이상 무작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법의 효과는 두뇌의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 원리에서 비롯된다. 무작위 자극을 통해 변화된 관점에서 자신의 관점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실무 아이디에이션 워크샵에서 이 기법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기존 사고에 갇힐 때 'Let's Idea' 같은 무작위 단어 추출 앱을 활용해 관점을 전환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일부는 최종 결과물에까지 반영됐다. 발상 범위를 좁혀야 할 때도 무작위 자극이 초점 재설정에 유효하다.

무작위 자극은 단어·이미지를 넘어 사물(오브젝트)로도 확장된다. 2014년 HCI KOREA 학회에서 pxd가 진행한 워크숍은 '무작위 물체 연상기법(Random Object Technique)'을 소개했다. 이는 에드워드 드 보노의 수평적 사고를 배경으로, 독일 SDN(Service Design Network)도이치텔레콤 크리에이션 센터(Deutsche Telekom Creation Center)의 브레인스토밍 프로세스를 접목해 발전시킨 기법이다. 랜덤 이미지·단어가 시각·언어적 자극에 그치는 반면, 오브젝트는 시각·청각·촉각·미각·후각과 개인적 기억까지 함께 담고 있어 자극의 범위를 훨씬 넓혀준다는 것이 핵심 아이디어다. 워크숍은 개념 설명(수평적 사고와 대표 기법 소개) → 팀별 랜덤 오브젝트 툴박스를 활용한 그룹 단위 발산(Session 1) → 문제 정의·연상 단어/문장·서비스 네이밍·차별점 등 질문에 답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스토리보드로 정리하는 단계(Session 2) → 프로토타입 제작 및 발표(Session 3) 순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강조된 두 가지 태도는 '직관적인 사고를 해라'와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라'였다.

2013년 HCI Korea 학회에서 진행된 pxd의 아이데이션 워크샵은 수평적 사고를 IDEO의 브레인스토밍 프로세스와 접목해 실무 워크샵 형태로 응용한 초기 사례다. 워크샵은 3개 세션으로 구성되어 ①수평적 사고 개념과 무작위 단어·이미지 연상 기법 소개, ②그룹 단위로 다수의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세션, ③스케치를 통한 수직적 사고로 의미 있는 소수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세션 순으로 진행됐다. 세션이 끝나면 pxd가 고안한 발표 기법인 'Tomorrow TV news'로 최종 아이디어를 공유했는데, 이는 기존 'Tomorrow Headline' 기법이 여러 사람 앞에서 공유하기엔 적합하지 않았던 한계를 보완한 것으로, 아이폰의 페이스타임을 활용해 실제 뉴스 현장처럼 발표·시청하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아이디어의 전달력과 청중의 몰입도를 높였다. 참여자들은 워크샵 도입부에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구글 드라이브에 아이디어를 입력해 스크린으로 실시간 공유하는 방식도 활용했으며, 40명 한정 모집이 빠르게 마감될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핵심 내용

  • 창조적 발상 3대 도구(2010년 글): 연상법(Mind Mapping), K-J Method(어피니티 다이어그램), 브레인스토밍
  • 브레인스토밍 7원칙: 양 우선, 판단 유보, 엉뚱한 아이디어 장려, 타인 아이디어에 쌓기, 주제 집중, 한 번에 한 대화, 시각적 표현
  • 수평적 사고는 기존 경로에서 벗어나 새 관점을 찾는 변화 지향적 사고
  • 도발(Provocation): 익숙한 사고 경로에서 의도적으로 이탈하는 행위
  • 무작위 투입(Random Input): 단어·이미지·소리·웹사이트 등 무작위 자극을 사용
  • 순서가 중요: 수평적 이탈 → 수직적 논리로 목표와 연결
  • 두뇌의 자기조직화 원리로 무작위 자극이 실질적 아이디어로 이어짐
  • SCAMPER, False Rules, Role Play, Escape와 함께 대표적 브레인스토밍 기법
  • 무작위 물체 연상기법(Random Object Technique): 단어·이미지를 넘어 오브젝트(사물)로 자극을 확장한 다감각적 기법
  • 2014년 HCI KOREA 워크숍 구조: 개념 설명 → 그룹 단위 발산(Session 1) → 아이디어 구체화·스토리보드(Session 2) → 프로토타입 제작·발표(Session 3)
  • 아이데이션의 두 핵심 태도: 직관적 사고상대방의 생각 존중
  • 2013년 HCI Korea 워크샵: 수평적 사고 개념 소개 → 그룹 발산 → 스케치 기반 수직적 사고로 아이디어 구체화, 3세션 구조
  • Tomorrow TV news: pxd가 고안한 발표 기법, 페이스타임으로 뉴스 형식 발표·시청 경험을 제공(기존 Tomorrow Headline 기법의 한계 보완)

관련 개념

  • 어피니티 버블 — K-J Method(어피니티 다이어그램)를 텍스트 임베딩·LLM으로 자동화한 pxd의 후속 도구
  • 디자인 사고 — Ideation 단계에서 수평적 사고를 활용하는 프레임워크
  • 멘탈 모델 리서치 방법 — 사용자 멘탈모델 이해를 통한 문제 정의, 아이디에이션의 전 단계
  • UX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 —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의 실천 방법론
  • 게임 디자인 워크숍 기법 — 무작위 재료를 활용해 즉석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팅커링(Tinkering), 무작위 투입 기법과 접근이 유사
  • 대한민국 HCI-UI-UX 역사 — 2014년 HCI KOREA 학회에서 진행된 이 워크숍이 속한 pxd의 학회 발표 이력

출처

최종 업데이트: 2026-07-31 | 출처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