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본질 변화와 미래 예측
어떤 산업의 미래를 주도할 기업을 예측하려면, 그 산업의 본질(essence)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전화기의 본질이 '음성 통화'였던 시절에는 전화기 회사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전화기의 본질이 '항상 들고 다니는 컴퓨터'로 바뀌자 컴퓨터를 잘 만들던 애플이 시장을 장악하고, 과거의 본질에 머문 노키아는 몰락했다. 즉 현재의 본질을 잘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본질이 어떻게 바뀔지를 먼저 읽어낸 기업이 다음 시대를 주도한다.
이 관점을 자동차 산업에 적용하면, 무인 자동차·전기차·차량 공유(우버) 같은 흐름은 자동차의 본질을 'A에서 B로 사람과 물건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것'에서 다른 무언가로 바꾸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자율주행이 완성되면 운전이라는 행위 자체가 사라지고,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는 마치 오늘날 사람들이 말을 타는 것처럼 극소수 부유층의 취미로 남을 것이며, 자동차는 소유의 대상에서 '필요할 때 빌려 쓰는' 서비스로 전환된다. 이 지점에서 제조사 간 기술 격차는 무의미해지는데, 이는 마치 오늘날 여행객이 보잉을 탈지 에어버스를 탈지 고민하지 않고 항공사만 고려하는 것과 같다.
이동 기술 자체가 보편화되어 차별점이 사라진다면, 남는 것은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이 글은 미래 자동차의 본질을 '특정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재정의하며, 그 시간을 가장 잘 디자인하는 기업—예컨대 커피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문화'를 파는 스타벅스 같은 기업—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주도할 수도 있다는 상상으로 이어진다. 결국 핵심은 자신이 속한 산업의 현재 본질에 안주하지 않고, 그 본질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 갈지를 끊임없이 되묻는 태도다.
핵심 내용
- 산업의 미래를 주도하는 기업은 그 산업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한 기업이다
- 본질은 고정되지 않고 시대에 따라 바뀐다: 전화기의 본질이 '음성 통화'에서 '휴대용 컴퓨터'로 이동하며 애플이 부상하고 노키아가 몰락함
- 자율주행·전기차·차량 공유는 자동차의 본질을 '이동 수단'에서 다른 것으로 바꾸는 신호로 해석 가능
- 기술이 평준화되면 제조사 간 차별점이 사라지고(항공기 제조사 vs. 항공사 비유), 그 다음 가치는 다른 축에서 발생함
- 이 글은 미래 자동차의 본질을 '특정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재정의하며, 이 관점에서 스타벅스형 '시간과 공간의 문화' 기업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할 가능성을 상상함
관련 개념
- Jobs to Be Done —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해결하려는 근본 문제(Job)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본질 재정의와 문제의식을 공유
- 디자인 주도 혁신 — 베르간티의 '의미(meaning) 재정의를 통한 혁신'과 유사한 논리 구조
- 모빌리티 서비스 유형과 MaaS — 자동차가 소유에서 서비스로 전환되는 흐름을 산업 사례로 구체화
- 자율주행 UX — 무인 자동차가 실현된 이후 실제로 설계돼야 할 UX 과제를 다룸
- 디자인의 정의와 본질 — '본질'이라는 개념을 제품 디자인 관점에서 다루는 인접 논의
출처
- 말,차,스타벅스 — 2015-07-28, 이 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