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적 경영 전략
디자인적 경영 전략(Design-Driven Management Strategy)은 뉴욕 파슨스 대학교 전략 디자인 경영학과 교수 에린 조(Erin Cho)가 저서 《아웃런》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경영자가 전략을 짜고 의사 결정을 할 때 디자인 프로세스(결과를 낼 때의 태도와 접근 방법)를 적용해 더 창의적이고 지속력 있는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을 뜻한다. 이는 구성원 개개인이 디자인 사고를 따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찾는 관점·접근법부터 그것을 가능케 하는 기업 문화와 조직 구성까지 포괄하는 더 넓은 개념이다. 핵심 전제는 소비자가 기능이나 속성이 아니라 '경험'을 산다는 것이며, 진짜 혁신은 이 경험을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어야 한다.
이 관점은 정량적 조사와 전통적 가정에 대한 경계에서 출발한다. 1888년 창립해 필름·사진기 시장을 90%, 85%씩 장악했던 코닥은 소니보다 6년 앞선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하고도, 필름 시장 잠식을 우려해 "사람들은 여전히 전통 방식을 쓸 것"이라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진 채 대응이 늦어 2012년 파산했다. 코카콜라의 '뉴 코크' 사례도 같은 함정을 보여준다. 20만 명 대상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62%가 선호한다는 정량 결과로 출시했지만 참담히 실패했는데, 실제 소비자는 "코카콜라니까" 마셨다는 맥락과 브랜드의 영향을 정량 조사가 놓친 탓이었다. 저자는 이런 사례를 근거로, 소비자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 묻는 대신 그들의 삶에 진심으로 '공감'해야 진짜 혁신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사례로는 pxd가 SK텔레콤과 함께 만든 사용자 연구 사례 — mMessenger가 소개된다. 지금의 카카오톡과 거의 동일한 이 모델은 아이폰보다 2년 먼저 대화형 UI를 구현해 IDEA·글로벌 메시징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수년 앞선 혁신이었지만, '무료'를 내세운 카카오톡을 이기지 못했다. 이는 좋은 혁신이라도 시장 타이밍·가격 전략에 따라 좌절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반례로 언급된다.
저자는 IDEO 팀 브라운이 제시한 T형 인간을 넘어, 깊은 전문성과 다양한 경험에 깊은 공감을 더한 H형 인간을 이상적 인재상으로 제시한다. 다중 시점의 필요성은 pxd가 Red Dot Best of Best를 수상한 병원 서비스 프로젝트 Smart Bedside Station으로도 설명되는데, 의사 중심으로 설계된 병원에서 환자·간호사·병원 경영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시점을 두루 공감해야 실제로 채택되는 혁신이 나온다는 것이다. 단순함에 대해서도 저자는 '의미 있는 단순함(meaningful simplicity)'을 강조한다. 혁신을 위한 디자인 능력은 '무엇을 넣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빼느냐'에 대한 통찰력이며, CEO가 제품의 핵심 경험(Core Experience)을 깊이 이해할 때에만 이 단순화가 가능하다.
책의 결론부에서는 소비자가 신제품을 사기 전 이베이에서 중고를 먼저 찾아보도록 유도한 파타고니아의 '이 재킷을 사지 마라' 캠페인이 제시된다. 새 제품을 많이 팔려는 통념을 뒤집는 이 전략 역시, 소비자의 삶과 가치관에 대한 깊은 공감에서 비롯된 디자인적 경영 전략의 사례로 소개된다.
핵심 내용
- 디자인적 경영 전략: 경영자의 전략 수립·의사결정에 디자인 프로세스(태도·접근법)를 적용하는 것 — 디자인 사고보다 넓은, 조직·문화 차원의 개념
- 핵심 전제: 소비자는 기능·속성이 아니라 '경험'을 구매한다
- 코닥: 소니보다 6년 빠른 디지털카메라 개발에도 확증 편향으로 대응이 늦어 2012년 파산
- 뉴 코크: 62% 선호라는 정량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로 출시했으나 브랜드·맥락 요인을 놓쳐 실패
- mMessenger: 카카오톡보다 수년 앞선 혁신이었지만 '무료' 전략의 카카오톡에 시장을 내줌
- H형 인간: IDEO의 T형 인간(전문성+다양한 경험)에 깊은 공감을 더한 인재상
- 의미 있는 단순함(meaningful simplicity): '무엇을 넣을까'가 아니라 '무엇을 뺄까'에 대한 통찰
- 파타고니아 '이 재킷을 사지 마라' 캠페인: 소비자 공감에서 나온 역발상 브랜드 전략
관련 개념
- 디자인 경영과 혁신 사례 — 조직 차원에서 디자인과 비즈니스 전략을 연결하는 또 다른 사례(레고의 D4B)
- 디자인 주도 혁신 — 베르간티의 '의미 혁신' 관점과 비교되는 경영 전략적 접근
- 디자인 사고 — 공감·다중 시점을 포함하는 디자인 프로세스의 철학적 토대
- 사용자 연구 사례 — mMessenger — 이 책에서 사례로 소개된 pxd 프로젝트의 원 출처
- 혁신 신화와 오해 — 혁신에 대한 대중적 통념을 반박하는 또 다른 경영서 리뷰
- 행동경제학과 UX — 정량 조사의 함정과 확증 편향을 다루는 인접 주제
출처
- [독후감] 아웃런 - 경험과 상식을 뒤집어라 — 2013-11-12, 이 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