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re Path와 거꾸로 UX
데자이어 패스(Desire Path)는 공원 잔디밭을 가로질러 자연스럽게 생겨난 오솔길처럼, 설계된 동선과 무관하게 사람들이 실제로 다니면서 만들어낸 길을 가리키는 용어다. 위키백과 정의로는 "보행이나 자전거 통행의 결과로 생겨난 경로로, 대개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의 가장 짧거나 가장 이동하기 쉬운 루트를 나타낸다." 공원 관리소가 처음엔 경고문과 울타리로 이 지름길을 막으려 하지만 결국 사람들의 실제 이동 경로를 받아들여 오솔길 자체를 정식 길로 넓히고 정비하는 사례가 대표적으로 소개된다.
pxd 사무실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관찰되었다. 화장실로 가는 통로 옆 책장에 직원들이 컵과 음료를 습관적으로 올려두면서 책장이 지저분해지는 문제가 발생했고, 처음에는 "컵을 찾아가라"는 공지로 이를 막으려 했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화장실에 들어가기 직전 손에 든 것을 잠시 놓기 적절한 높이의 선반이 눈앞에 있다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게 컵을 두고 가게 만드는 맥락이었다. 이에 책장 한 칸을 비우고 "Parking Here" 표지판을 달아 컵 보관함으로 공식화하자, 직원들은 눈치 보지 않고 그 공간을 애용하게 되었다.
두 사례가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사용자가 설계 의도와 다르게 행동할 때 그것을 사용자의 잘못으로 돌리거나 규칙으로 억제하려 하기보다, 그 행동이 발생하는 맥락과 숨겨진 니즈를 되짚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예측하지 못한 사용자 행동의 원인을 분석해 솔루션 자체를 뒤집어(거꾸로) 재설계하는 접근을 글에서는 "거꾸로 UX"로 표현한다. 정말 예측 불가능한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면, 의도와 다른 사용 패턴이 반복해서 나타난다는 것은 설계상의 오류나 놓친 니즈를 뜻하는 신호이며, 이를 받아들여 솔루션을 과감하게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글의 핵심 주장이다.
핵심 내용
- Desire Path: 설계된 경로를 벗어나 사람들이 실제로 만들어낸 최단·최편의 경로
- 공원 잔디밭 오솔길 사례: 경고문·울타리로 막다가 결국 실제 이동 경로를 정식 길로 수용
- pxd 사무실 컵 보관함 사례: 화장실 통로 책장에 컵을 놓는 행동을 막지 않고 "Parking Here" 표지판이 붙은 정식 보관함으로 전환
- 거꾸로 UX: 의도와 다른 사용자 행동을 규제 대상이 아니라 숨겨진 니즈의 신호로 보고 솔루션을 뒤집어 재설계하는 사고방식
- 예측 불가능한 예외를 제외하면, 반복되는 의도치 않은 사용 패턴은 설계 오류일 가능성이 높음
관련 개념
- 넛지와 다크 패턴 — 사용자 행동을 부드럽게 유도하는 개입이라는 점에서 맞닿아 있으나, Desire Path는 이미 발생한 행동을 관찰해 설계를 뒤집는 데 초점
- 사용자 행동 패턴 — 반복되는 행동의 규칙성을 관찰하고 그 형성 맥락을 이해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접근
- 진화심리학과 디자인 — 마크 뷰캐넌의 《사회적 원자》 리뷰에서도 잔디밭 지름길이 인간의 '적응하는 원자' 성질을 보여주는 동일한 사례로 소개됨
출처
- 거꾸로 UX 와 Desire Path- 컵 보관함과 잔디밭 오솔길 — 2014-07-03,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