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 2015 학회와 HCI 연구 트렌드
CHI(Computer-Human Interaction)는 HCI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학회로, 2015년 4월 서울 삼성 COEX에서 아시아 최초로 개최됐다. CHI는 신기술의 응용 분야 연구가 주로 발표되는 학회라 세계 ICT 산업의 트렌드를 가늠하는 지표로도 여겨진다. pxd는 CHI 2015 참관 후기를 두 편으로 나눠 공유했는데, 1편은 사전 신청제로 진행되는 Course Program(전문가 강연)을, 2편은 김준·진예송·김예리·홍희승·이가현 연구원이 공동 참관한 Paper 세션을 다룬다.
Course Program에서 pxd는 총 5개 강연에 참여했다. Jeff Johnson의 "Designing Websites for Adults 55+"는 장년층의 시각·운동신경·인지 노화를 고려한 웹 디자인 가이드라인(대비가 뚜렷한 텍스트, 넉넉한 클릭 영역과 명확한 피드백, 정보량을 줄인 간결한 화면 구성)을 제시했다. Nicolai Marquardt와 Saul Greenberg의 "Sketching User Experiences" 워크숍은 스케치를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local maxima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대안을 빠르게 탐색해 global maxima에 도달하기 위한 창발적 사고 도구로 규정하고, 스피드 스케칭·포토 트레이싱·스토리보드 기법을 실습했다. Mark Billinghurst와 Thad Starner의 "The Glass Class"는 웨어러블 인터페이스 설계 원칙으로 착용 기기가 곧 사용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이라는 점(Design for device), 4초 이내에 처리를 끝내는 마이크로 인터랙션, 흔들리는 화면에서도 한눈에 인지되는 glanceable 설계를 꼽았다. Jennifer Pearson과 Simon Robinson의 "Interaction Design for Reading Devices and Apps"는 e-book이 종이책의 수동적 읽기(Passive reading)를 넘어 발췌·메모·재구성이 가능한 능동적 읽기(Active reading)로 진화하고 있음을 Liquid Text 같은 사례로 짚었다. Jeff Johnson의 "Designing with the Mind in Mind"는 UI 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심리학적 근거를 다뤘는데, 지각은 과거 경험·현재 맥락·미래 목적에 쉽게 편향되며, 색상 지각은 망막의 간상체·추상체 특성의 한계를 받으므로 파스텔이나 작은 컬러 패치로 정보를 구분해서는 안 되고, 중심와(fovea)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는 손실 없이, 주변시 정보는 압축되어 처리되므로 중요 정보는 중심 시야 안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 몰입과 NUI(Natural User Interface) 관련 세션에서는 몰입감을 정량적으로 검증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졌다. Head Tracking과 Finger Gesture 기반 NUI를 3D 슈팅게임에 적용한 실험에서는 기존 조이스틱 조작보다 생존 시간과 명중률이 높게 나타나 NUI가 몰입에 유리함을 통계적으로 뒷받침했다. 한편 네트워크 지연(Lag)뿐 아니라 입력장치·화면주사·수직동기 등에서 발생하는 Local 지연도 슈팅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되어, 네트워크 지연 보정과 유사한 오프셋 기법으로 게이머의 체감 지연을 최소화하는 보조 시스템이 제안됐다. 시점 연구에서는 원래 3인칭을 선호하던 참가자도 1인칭 시점으로 플레이할 때 더 높은 몰입감을 보고해, 사용자의 취향(preference)과 실제 몰입 경험(immersion)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상 맥락의 신체 기반·촉각 인터랙션 연구도 다수 발표됐다. 보행자 내비게이션 연구는 시각 정보에 의존하는 기존 지도 앱이 "전방 주시"와 "화면 확인"이라는 두 과업을 충돌시킨다는 문제의식에서, EMS(전기 근육 자극)로 허벅지 근육에 자극을 주어 방향을 안내하는 웨어러블을 제안했다. 놀이터에서 아이를 돌보며 스마트폰을 쓰는 부모 466명을 조사한 연구는 이용 행태를 확신 사용자(Confident User)·비사용을 늘리려는 사용자(Users Who Would Like to Increase Non-Use)·확신 비사용자(Confident Non-Users) 3유형으로 구분했는데,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과 '개인 용무를 보고 싶다'는 욕구가 충돌하는 두 번째 그룹에서 저항과 죄책감이라는 정서적 패턴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노인과 떨어져 사는 가족의 유대를 돕는 "Messaging Kettle"은 아침 차를 끓이는 익숙한 일상 행위에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결합해, 노인 세대에게 인지 자극을, 자녀 세대에게 자연스러운 안부 확인 계기를 제공했다.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3D 프린팅 촉각 그림책 연구는 열고·밀고·들어올리고·오리는 행위를 촉각으로 구현해, 비장애 아동이 당연히 누리는 상호작용형 독서 경험을 접근성 관점에서 재설계했다.
웨어러블과 사변적 디자인(Speculative Design) 연구는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대신 정서적 경험으로 번역하는 방향을 모색했다. "Patina Engraver"는 걸음 수·활동 시간·수면 시간 같은 활동량 데이터를 정확한 수치 대신 팔찌 표면에 새겨지는 지그재그 패턴(파티나)으로 시각화해, 사용자가 자신만의 무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심을 갖고 애착과 동기부여를 얻도록 유도했다. "Fugacious Film"은 비누 필름의 물성을 활용해 손가락으로 필름을 무너뜨려야 비밀번호를 풀 수 있는 촉각 잠금 게임으로, 기록이 영구히 남는 인터넷 서비스의 한계를 지적하며 당시 부상하던 Snapchat류의 휘발성(ephemerality) 트렌드를 물리적 인터랙션으로 옮겼다. "Quantified Cats and Dogs"는 반려동물의 감정을 정량화한다고 주장하는 기존 상용 기술(Cat-a-log, EmotiDog, Litterbug)을 포커스 그룹으로 검증해, 주인들은 과학적 근거보다 정량화 자체에 대한 니즈가 크지만 동물행동 전문가들은 비과학적 기술이 오히려 주인-반려동물 간 오해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사변적 디자인 사례다.
핵심 내용
- CHI는 HCI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회로, 신기술 응용 연구를 통해 ICT 산업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음 (2015년 서울 최초 개최)
- Course Program(전문가 강연)과 Paper 세션(논문 발표) 두 축으로 구성되며, pxd는 두 편의 후기로 나눠 공유
- 장년층 웹 디자인은 시각·운동신경·인지 노화를 모두 고려해야 함 (대비·클릭 영역·정보량 간소화)
- 스케치는 local maxima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대안을 탐색해 global maxima를 찾는 창발적 사고 도구
- 웨어러블 인터페이스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패션 요소이자, 4초 이내 처리되는 마이크로 인터랙션과 glanceable 설계가 핵심
- e-book은 수동적 읽기(Passive reading)에서 발췌·재구성이 가능한 능동적 읽기(Active reading)로 진화 중 (Liquid Text 사례)
- UI 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심리학적 근거: 지각은 경험·맥락·목적에 편향되고, 중심와 대비 주변시 정보 손실을 고려해 정보를 배치해야 함
- Head Tracking·Finger Gesture 기반 NUI가 조이스틱보다 3D 슈팅게임 몰입도를 통계적으로 높임
- 네트워크 지연뿐 아니라 입력·화면 처리에서 발생하는 Local 지연도 오프셋 보정 기법으로 완화 가능
- 1인칭 시점이 3인칭 선호자에게도 더 높은 몰입감을 유발 — 선호(preference)와 몰입(immersion)은 별개
- EMS(전기 근육 자극)로 시각 의존 없는 촉각 기반 보행자 내비게이션 구현
- 부모의 육아 중 스마트폰 사용은 확신 사용자·비사용 지향·확신 비사용자 3유형으로 나뉘며, 저항과 죄책감이 핵심 정서 변수
- "Messaging Kettle"처럼 일상적 행위에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결합하면 세대 간 자연스러운 유대 형성 가능
- 3D 프린팅 촉각 그림책은 시각장애 아동에게 상호작용형 독서 경험을 접근성 관점에서 재설계한 사례
- "Patina Engraver"는 활동량 수치 대신 시각적 패턴(파티나)으로 데이터를 표현해 애착과 동기부여를 이끄는 웨어러블 UX 접근
- "Fugacious Film"은 비누 필름의 물성으로 SNS의 휘발성(ephemerality) 트렌드를 물리적 잠금 인터랙션에 구현
- "Quantified Cats and Dogs"는 반려동물 감정 정량화 기술의 과학적 근거 부재를 사변적 디자인으로 비판적으로 검증한 사례
관련 개념
- 대한민국 HCI-UI-UX 역사 — CHI와 짝을 이루는 국내 HCI KOREA 학회·업계 발전사
- Natural User Interface (NUI) — Head Tracking·Finger Gesture 기반 NUI 몰입 실험 사례와 연결되는 이론적 배경
- IoT 제품 디자인 — Patina Engraver와 같은 웨어러블 센싱 기기의 UX 설계 원칙
- 진화심리학과 디자인 — 몰입·선호와 실제 경험의 괴리를 다루는 심리학적 관점
- 넛지와 다크 패턴 — Quantified Cats and Dogs가 제기하는 비과학적 기술의 윤리적 경계
- UI 가이드라인 — Jeff Johnson의 "Designing with the Mind in Mind" 강연이 다루는 UI 가이드라인의 심리학적 근거
출처
- [CHI 2015 후기 2/2] Paper로 보는 CHI학회 — 2015-07-09, 김준·진예송·김예리·홍희승·이가현 (pxd Innovation Group)
- [CHI 2015 후기 1/2] Course Program으로 보는 CHI 학회 — 2015-07-07, 김예리·김준·성희정·정유리 (pxd)